'음주 제한' 전자장치 부착 준수사항 어겼던 A씨
1심 일부 유죄에 항소 포기…무죄 부분만 檢 항소
2심 유죄 확정 부분까지 파기…대법원서 바로잡혀
2심 재판장, '음주난동' 경고 받고 사직한 부장판사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앞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5년을 확정 받고 지난해 3월 복역을 마친 사람으로, 장치 부착기간 동안 혈중 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아야만 했다.
하지만 A씨는 준수사항을 어기고 출소 5개월여 만인 그해 8월 17일 지인과 소주 1병 반을 나눠 마셨고, 당일 오전 10시35분 보호관찰소 직원에게 측정을 받은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 0.215%를 보였다.
A씨는 적발된 당일 막걸리 등을 추가로 마셨고, 오후 1시18분 보호관찰소 직원에게 재차 음주측정을 받았는데 혈중 알코올농도 0.243%를 기록했다.
검찰은 A씨가 준수사항을 두 차례 어겼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고, 1심은 두 번째 적발 당시에는 앞서 마셨던 술이 덜 깼을 수 있다고 판단해 첫 번째 위반 행위에 대해서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법원인 제주지법 형사1부(당시 부장판사 오창훈)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충분히 내려가지 않았다며 A씨가 준수사항을 두 번 어겼다고 판단해 1심을 깨고 두 번째 적발에 대해서도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은 이 과정에서 1심에서 아무도 항소하지 않아 징역 8개월이 확정됐던 첫 번째 적발 행위에 대해서도 함께 깨뜨려 형량을 다시 매겼다.
이에 검사만 상고했고, 대법원은 "원심으로서는 1심 판결 중 무죄 부분만 심리 및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입장에서는 항소는 물론 상고도 하지 않았는데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항소심은 A씨의 두 행위가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여러 죄'(형법 37조 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면서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여러 개의 공소사실에 대해 일부 유죄, 일부 무죄처럼 주문이 여러 개인 경우 일부를 다툴 수 있고, 쌍방이 다투지 않은 부분은 분리 확정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장인 오창훈 전 부장판사는 2024년 6월 다른 부장판사들, 소속 행정관 등과 근무시간 도중 음주 소란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오 전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법원 감사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올해 2월 인천지법으로 전보됐으며, 3월 말 사직서가 수리돼 법복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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