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적게 사오면서 돈 더 썼다…수입물가 급등에 수출까지 경고등

기사등록 2026/05/16 06:30:00 최종수정 2026/05/16 06:36:57

4월 수입물가 621억弗 2022년 이후 역대 5위 해당

수입물량 감소에도 수입비용 증가…기업부담 가중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6.04.03. jtk@newsis.com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입액은 621억1000만 달러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우리나라 산업과 수출 충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국제유가와 고환율이 수입 원자재,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기업에 비용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고 있는 만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6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달 전년대비 16.7% 증가한 621억1000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했다. 에너지 106억1000만 달러(+7.5%), 에너지 외 수입은 515억1000만 달러(+18.8%) 등이다.

지난달 우리나라가 기록한 수입액 620억 달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원 가격이 폭등했던 2022년 8월 661억 달러, 7월 654억 달러, 3월 636억 달러, 5월 632억 달러 등에 이어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 수입물량 추이를 살펴보면 1월 5002만t, 2월 4331만t, 3월 4398만t, 4월 4206만t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월 571억 달러, 2월 519억 달러, 3월 604억 달러, 4월 621억 달러를 보였다.

3월에서 4월로 넘어가면서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는데 수입액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는 것은 우리 산업에 위험 신호가 될 여지가 있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적은 물량을 가져오는 만큼 제품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산업과 수출에 연쇄적인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수입물가 충격이 생산과 수출에 영향을 주고 거시지표 악화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3월 대비 4월 원유(+18.1%)를 비롯해 가스(2.1%), 석유제품(2.1%), 석탄(+11.1) 등 주요 에너지 자원의 수입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리 산업에는 좋지 않은 신호다.

에너지·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가가 오를 수 있는데다 생산 지연은 물론 비용상승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산업별로는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전자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석유화학과 철강이 거의 모든 제조업의 기초 소재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 전반의 비용이 상승하는 등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서울=뉴시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3.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건설·인프라, 조선, 가전·전자, 물류·유통·소비재 등의 산업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때 기업은 수출 가격을 두고 인상 또는 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의 마진을 위해 완재품 생산 가격이 늘어난 만큼 수출 가격을 올리게 된다면 수출 현지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가격을 유지한다면 기업이 마진을 포기하는 셈이어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수입물가 상승이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공산이 큰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수입물가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수입유지형 산업에 분류된다는 점이다. 반도체의 경우 전력과 가스 비용에서의 영향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제품 생산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3월과 4월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5월에도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제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가전 등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산업은 수입조정형 산업으로 분류되며 중간재 수입 비용 상승이 최종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고환율기 수입구조의 산업별 비대칭성과 정책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수입물가에 영향을 받는 산업과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산업을 구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는 시기에는 에너지를 비롯해 수입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데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와 수출 지원을 위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김태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고환율 국면은 고유가가 결합된 복합구조로 과거 단일 요인 중심의 환율 상승기와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며 "현재는 고환율과 유가 급등이 동반돼 과거의 에너지 비용 완충이라는 안전판이 부재한 상황으로 이중비용 충격은 기업의 비용 인플레이션 압력을 과거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은 수입 비용을 높이는 경로와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개선하는 경로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데 수입 중간재 비용 상승이 수출 원가를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단가 경쟁력 제고 효과는 수입 비용 상승에 의해 실질적으로 희석된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산업 구조적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며 "가전, 자동차부품, 자동차 등 수입조정형 산업의 경우 핵심 수입 중간재에 대한 할당관세 운영으로 생산 원가를 경감하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고, 반도체, 원유, 이차전지 등 수입유지형 산업의 경우 세제, 정책금융 연계를 통한 투자 연속성 보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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