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ABC, 트럼프 행정부에 '정면 도전'…"표현의 자유 위축시키지 말라"

기사등록 2026/05/10 15:53:00 최종수정 2026/05/10 16:00:23
[댈러스=AP/뉴시스] 브렌든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지난 3월 27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정치활동회의(CPAC)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5.10.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ABC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압박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부 규제 당국이 인기 프로그램을 문제 삼아 방송 면허를 압박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9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ABC 방송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헌법으로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정치적 토론을 방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들을 향해 공개적인 비난을 이어왔다. 언론계에서는 이를 두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해 왔다.

갈등의 핵심은 ABC의 인기 토크쇼인 '더 뷰(The View)'다. 현재 FCC는 이 프로그램이 동등 방송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해당 규칙은 방송사가 특정 정치 후보에게 시간을 할당할 경우, 상대 후보에게도 동일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뉴스 프로그램은 규정에서 제외된다.

이에 대해 ABC와 디즈니 측은 공식 서류에서 "'더 뷰'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진정한 뉴스 프로그램'으로 분류되어 면제권을 인정받아 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FCC의 조치는 수십 년간 확립된 법과 관행을 뒤엎는 것이며, 이는 언론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ABC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언급하며 규제의 형평성을 짚었다. ABC는 "오늘날 시청자들은 팟캐스트, 소셜미디어, 스트리밍 등을 통해 언제든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접할 수 있다"며 "동등 방송 시간이 적용되지 않는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흐르는 상황에서, 지상파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분쟁은 휴스턴 지역국인 KTRK-TV의 면허 갱신 과정에서 불거졌다. 표면적으로는 지역 방송국의 면허 갱신 절차지만, 외신들은 이를 ABC 네트워크 전체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더 광범위한 언론 전쟁으로 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한 ABC의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의 해고를 공개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ABC의 대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압박에 대해 방송사가 내놓은 가장 공격적인 방어"라고 평가했다.

한편 FCC 측은 AP통신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동등 방송 시간은 더 많은 발언을 장려하고 유권자의 권한을 강화하는 장치"라고 주장하며, '더 뷰'가 뉴스 프로그램으로서 면제 대상인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