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안 답 기다린다더니…트럼프, 이란 배 159척 ‘수장’ AI사진 올렸다

기사등록 2026/05/10 13:04:23 최종수정 2026/05/10 13:08:23

14개항 평화안 전달 뒤 트루스소셜에 합성사진 공유…협상 압박·정치 조롱 동시 겨냥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마린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05.09.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안 협상 국면에서 이란 선박 159척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것처럼 묘사한 AI 합성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미지에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와 자신을 대비하는 문구도 담겨, 협상 압박과 정치적 조롱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선박 침몰 장면을 담은 AI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이미지는 두 장면을 나란히 배치한 형태다. 첫 번째 장면에는 이란 국기를 단 선박들이 떠 있고, 그 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오바마/바이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두 번째 장면에는 같은 선박들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잔해처럼 묘사돼 있으며, 장면 위에는 “트럼프”라는 문구가 붙었다. 오바마·바이든 행정부 때와 달리 자신은 이란 함정을 격침할 수 있다는 식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28일 이란을 처음 타격한 이후 미국의 군사력을 여러 차례 과시해 왔다. 그는 이란 선박과 미사일, 방공 능력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란이 미국 군함 3척을 공격하려 했고 미군이 이를 중간에서 막아냈다며 이란을 “훨씬 더 세고 폭력적으로 두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이란의 공격에서 보호하겠다며 추진했던 ‘프로젝트 프리덤’을 중단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이란에는 적대행위를 영구 중단하고 향후 핵 문제 논의의 틀을 마련하는 14개항 평화안이 전달된 상태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 평화안은 한 장짜리 양해각서 형태로, 이란이 10~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고 동결된 이란 자금 수십억 달러를 풀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조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군사행동을 지지해 온 보수 강경파 내부에서도 반발을 불렀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크 레빈은 이 같은 합의가 이란 국민과 이스라엘 정부에 “재앙적”일 것이라고 비판했고,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휴 휴잇도 “농축은 영원히 금지돼야 한다”며 훨씬 더 엄격한 조건을 요구했다.

이란 지도부는 아직 물러설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 중 간헐적으로 다시 열렸던 해협은 수출 물자 통과 문제와 맞물려 사실상 폐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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