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졌던 디샌티스, 법무장관 물망까지…측근들 "못 믿겠다"

기사등록 2026/05/10 08:00:00 최종수정 2026/05/10 08:06:24

경선 패배 뒤 트럼프와 골프·통화하며 관계 복원

법무장관설 부상에도 측근들은 “문 닫아야” 견제

[호스슈 비치=AP/뉴시스] 론 디센티스(왼쪽) 미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허리케인 이달리아 피해 지역인 호스슈 비치를 방문해 한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최대 풍속이 시속 200㎞가 넘는 이달리아가 플로리다를 강타해  최소 3명이 숨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2023.09.0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선 경선에서 완패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다시 공화당 권력 중심부로 다가서고 있다. 한때 서로를 거칠게 공격했던 두 사람은 최근 골프와 전화 통화로 관계를 복원했고, 디샌티스는 법무장관·대법관 후보군은 물론 2028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가 내년 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다음 정치 행보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두 사람의 관계 복원은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 직후 시작됐다. 디샌티스가 대선 도전을 접은 뒤 참모들과 함께 플로리다 남부의 한 호텔 회의실에서 트럼프를 위한 후원 전화를 돌리던 자리였다.

그때 트럼프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시 자리에 있던 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디샌티스에게 “론, 나를 더 공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조심스럽게 공격한 디샌티스의 전략을 평가한 말이었다.

트럼프는 이어 디샌티스의 골프 실력을 칭찬하며, 두 사람이 격렬하게 맞붙었던 경선전은 없었던 일처럼 대화를 이어갔다. WSJ은 이 통화가 두 사람의 예상 밖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경선 당시 디샌티스를 “론 디생크터모니어스”라고 조롱했다. 이는 디샌티스의 이름과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한다’는 뜻의 영어 단어 ‘생크터모니어스(sanctimonious)’를 합친 별명으로, 트럼프가 디샌티스를 위선적이고 점잔 빼는 정치인처럼 깎아내릴 때 쓴 표현이다.

디샌티스도 트럼프의 리더십을 겨냥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압승이었다. 디샌티스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크게 밀린 뒤 경선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디샌티스는 트럼프 2기 초반 국방장관 후보로 한때 검토됐고, 최근에는 법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와 마블엔터테인먼트 전 회장 아이크 펄머터 등은 트럼프에게 디샌티스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선스=AP/뉴시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애선스의 조지아대학교에서 열린 우파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작은 합의가 아닌 '그랜드바겐'(grand bargain·포괄적 합의)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2024.04.15.
디샌티스는 직접 자리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관련 관측에 대해 “클릭을 위한 이야기”라면서도 “나라를 돕고 싶고 대통령이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디샌티스는 2028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향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40대 중반이기 때문에 절대 안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도 디샌티스를 개인적으로는 나쁘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두 사람은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골프를 함께 쳤고,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마이애미 인근 트럼프 도럴 골프장에서 만났다.

다만 트럼프 주변 인사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부 측근들은 디샌티스가 거만하고 보복적인 스타일이라며 여전히 경계한다. 트럼프의 오랜 측근 로저 스톤은 최근 백악관을 찾아 디샌티스를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디샌티스는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위한 마이애미 도심 핵심 부지 이전을 추진했고, 이번 주에는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에 최대 4석을 더 안겨줄 수 있는 새 연방 하원 선거구 지도를 승인했다.

디샌티스는 임기 말에도 AI 규제 강화, 연방의회 임기 제한, 균형재정 헌법 개정 등 보수 의제를 앞세워 전국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2028년 공화당 대선 구도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먼저 거론되지만, 디샌티스는 “정치는 변덕스럽다”며 “상황은 바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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