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열망 컸던 민주헌법, 또 막혔다…광주지역 "허망"

기사등록 2026/05/10 09:00:00 최종수정 2026/05/10 10:33:47

'5·18헌법 수록'·'민주 통제 강화' 개헌안 끝내 무산

12·3 계기, 5·18정신 재부각…공감대 커 개헌 '적기'

국힘 "선거용" 나홀로 반대로 꺾여…"불씨 살려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의 국회 의결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세워진 시계탑이 오후 5시18분을 가리키고 있다. 시계탑의 뒤로는 광주시가 전일빌딩245에 내건 헌법 전문 개정안이 보이고 있다. 2026.05.0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이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12·3 내란으로 높아진 국민 열망에 힘 입어 5·18정신을 민주 체제의 근본 이념으로서 공고히 할 적기였지만, 타협 없는 정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항쟁 46주기에도 숙원으로 남았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달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5·18 헌법 전문 수록' 등이 담긴 개헌안 표결을 추진했다.

첫날이었던 7일에는 제1야당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이어 8일 재투표 과정에서는 개헌안 상정 직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예고하자, 의장은 직권 상정을 포기하고 산회했다.

여야 의원 187명이 공동 발의한 이번 개헌안의 핵심 내용은 ▲5·18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의 민주 이념 헌법 전문 수록 ▲계엄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통제 강화 ▲지역 균형발전 의무 명문화 등이었다.

무엇보다도 헌법 전문에 담긴 민주주의 의거 범위를 4·19혁명에서 5·18항쟁과 부마민주항쟁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동시에 12·3 불법 계엄의 교훈으로서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해 헌정 질서 안정을 도모한다는 내용도 담겨 현행 헌법보다도 민주 이념을 강화한 개헌안이라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특히 12·3불법 계엄을 계기로 불의한 권력에 분연히 맞서 싸운 5·18 항쟁이 민주 이념의 표상으로 우뚝 선 만큼, 국민적인 기대감도 여느 때보다도 높았다.

그만큼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서서 주창하며 국회 주도로 마련된 이번 개헌안은 과거 개헌 시도와 달리, 권력구조 개편 등 정쟁이 될만한 '블랙홀'은 빠졌다.

우 의장은 이번 개헌안을 "앞으로 비상계엄을 막기 위한 민주주의 방파제를 세우는 최소한의 개헌"이라며 "사회적으로 합의가 돼 있고 국민의힘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보 여권 주도 헌법개정안 의결 시도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며, 본회의 산회 선포를 하고 있다. 2026.05.08. kgb@newsis.com

실제 2022년 20대 대선을 거치며 보수·진보 거대 양당 모두 항쟁정신 계승을 공언하며 5·18 헌법 전문 수록을 공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누더기 개헌 폭주" "선거용 졸속 개헌 시도"라며 반대 당론을 분명히 했고, 개헌안을 공동 발의한 집권여당과 다른 야당도 국민의힘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원내 정당 중 나홀로 반대한 국민의힘에 가로막혀 이번 6·3지방선거에서 개헌에 대한 주권자 의사를 물을 기회도 날아갔다. 국민적 공감대와 열망이 높고 기대감도 컸던 만큼, 5·18단체와 시민사회의 실망과 분노도 컸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기껏 마련한 개헌 기회가 이렇게 무산됐다는 것이 허망하다. 시민사회가 함께 개헌 논의를 다시 꾸려 나가며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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