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월간 기준 첫 300억 달러 상회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이 4월 실적 판가름"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반도체 수출 실적에 힘입어 올해 3월 경상수지가 373억3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경상수지가 월간을 기준으로 300억 달러를 웃돈 것은 처음이다.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내며 이번 기록을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 달러다. 직전 최고 기록인 2월 231억9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35개월 연속 흑자를 내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상품수지도 350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금액을 경신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한 943억2000만 달러다. IT품목이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 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갔고, 비 IT품목도 조업 일수 증가, 석유 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상품수지 중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7.4% 늘어난 59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자본재(23.6%)와 소비재(2.1%)의 증가세가 5개월 연속 지속된 데다 원자재(8.5%)도 화공품을 중심으로 6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영환 경제통계1국장은 "원자재 수입 증가는 중동 분쟁에도 도입 시차 때문에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 화공품 수입이 의약품, 반도체, 이차전지용 원재료 등에서 늘어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2월 말에 전쟁이 발발해서 3월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본다. 원유 계약 단가 과거 하락세 지속이 3월에 영향을 미쳤고, 4월부터 가격 상승분이 반영될 수 있다"며 "물류 차질에서 물류가 얼마나 들어오냐에 따라 달라진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물량이 늘어나면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서비스수지는 기타사업서비스와 가공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2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는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를 맞아 2014년 11월(5000만 달러) 이후 13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해 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비롯한 케이팝 관광객 입국 증가도 흑자 전환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본원소득수지는 35억8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그중 배당소득수지는 27억 달러로 직접·증권 투자 배당 수입이 늘며 흑자폭이 확대됐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전월(228억 달러)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369억9000만 달러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8억9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37억7000만 달러 늘어났다.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금액은 39억4000만 달러로 전월(103억9000만 달러)보다 순매수 규모가 줄었다. 미국 증시 조정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 금액은 -293억3000만 달러다. 중동 지역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에 차익 실현 흐름이 더해지며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김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은 3월에는 크게 없었지만 4월에는 상품 수입과 수출 쪽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전체 흐름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4월은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지급 월이기에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 등 통관은 괜찮게 나온다"며 "4월 무역수지는 양호한 흐름이 계속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어떻게 지속되고, 중동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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