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가 알린 브라카…"선절제 안해도 돼"

기사등록 2026/05/07 14:06:09

"브라카 유방암, 반대쪽까지 미리 절제 안해도 돼"

[서울=뉴시스] 이승훈 한양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 한양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브라카(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라도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브라카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한 후 선제적으로 양측 유방 전절제 수술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안젤리나 졸리처럼 일률적인 예방적 수술을 적용하기보다 개별 위험도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차치환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통해 브라카 변이 유방암 환자의 반대측 유방암(CBC) 발생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브라카 변이를 가진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불안으로 반대측 유방까지 예방적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접근이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고위험 특징이 없는 환자의 경우, 불필요한 수술로 인해 신체 이미지 손상이나 삶의 질 저하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유방암 환자 4009명을 대상으로 약 8년에 걸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브라카 변이를 가진 환자는 비보유 환자에 비해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10년 누적 발생률은 약 7.8%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브라카1 변이 환자에서 9.1%, 브라카2 변이 환자에서 5.8%로 확인됐으나, 두 군 간 위험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동일한 브라카 변이를 가진 환자라도 위험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기존 생존분석을 넘어 '대응분석' 기법을 적용해 환자군을 정밀하게 분류했다.

그 결과 브라카1 변이를 가진 50세 미만 환자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 및 고등급 종양이 반대측 유방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으며, 브라카2 변이 환자에서는 핵단백질(Ki-67) 수치가 높은 경우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유전자 변이 여부만으로는 위험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으며, 종양의 공격성과 증식 특성이 중요한 결정 요인임을 시사한다.

교신저자인 차치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브라카 변이를 가진 유전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위험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했다"며 "앞으로는 유전자뿐 아니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환자 개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군에서는 예방적 수술을 적극 고려할 수 있지만, 저위험군에서는 과잉 치료를 피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브라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다기관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새로운 통계 기법을 통해 위험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방암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장기 추적 및 추가 연구를 통해 보다 정교한 개인별 위험 예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스트 캔서 리서치'(Breast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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