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감염자 하선…크루즈, 스페인으로

기사등록 2026/05/07 14:03:50

크루즈 사흘 후 카나리아 제도 도착…146명 탑승

감염자 3명은 네덜라드로 이송·치료…"2명 위중"

[프라이아=AP/뉴시스] MV 혼디우스 크루즈선이 5일(현지 시간) 카보베르데 수도 프라이아의 항구에 정박해 있다. 승객과 승무원 등 149명이 탑승한 이 선박에서 한타바이러스 의심 사례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최소 3명이 발병 증상을 보였다. 2026.05.06.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네덜란드 크루즈선이 6일(현지 시간) 감염의심자 3명이 하선한 뒤 스페인으로 출발했다.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연안국 카보베르데에 정박했던 'MV 혼디우스'호는 이날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출항했다. 도착까지는 사흘이 걸릴 예정이다. 선박에는 현재 146명이 타고 있다.

◆감염자 3명 네덜란드로 이송…"2명 위중"

영국인 남성(56)과 네덜란드인 승무원(41), 독일인 남성(65) 등 3명은 치료를 위해 네덜란드로 이송됐다.

AP통신 영상에는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환자 3명을 이송하는 모습이 담겼다. 암스테르담 도착 후 1명은 네덜란드 레이던 병원으로, 1명은 독일 뒤셀도르프 전문 병원으로 옮겨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네갈에서 진행한 검사 결과, 이 중 2명은 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사인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은 "이송 환자 중 2명은 위중한 상태"라며 "나머지 1명은 무증상이지만, 지난 2일 선내에서 사망한 독일인 여성과 밀접 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의심환자 8명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3명이 숨졌고, 시신 1구는 여전히 선박 내에 남아 있다. 크루즈선에 탑승해 있는 다른 승객과 승무원들은 모두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선박에는 네덜란드 감염병 전문가 2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감염자들이 급성 호흡부전 증세로 악화돼 산소 치료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해서다.

◆유럽·아프리카 비상…접촉자 추적

유럽과 아프리카 보건 당국은 항해 도중 배에서 먼저 내린 승객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

스위스 당국은 과거 승선했던 남성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취리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가 세인트헬레나섬 기항 당시 하선했는데 언제, 어떤 경로로 스위스에 도착했는지, 몇 개국을 거쳐 이동했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의 아내는 무증상이며, 예방 차원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도 현지로 이송된 탑승객 2명이 확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영국인 남성 1명은 중환자실에 있으며, 다른 1명은 남아공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남아공 보건부는 감염자 2명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62명 가운데 의료진 등을 포함한 42명을 추적 조사했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영국 보건당국도 항해 도중 먼저 귀국한 2명이 자가격리 중이지만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과 접촉한 소수의 인원도 자가격리 중이며 무증상이라고 부연했다.

◆WHO "코로나19 같은 공중 보건 위협 아냐"

이 크루즈선은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남부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해 남극 대륙과 사우스조지아섬, 나이팅게일섬, 트리스탄다쿠냐, 세인트헬레나섬, 어센션섬 등 남대서양 여러 섬을 거쳐 왔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사망한 네덜란드인 부부가 승선 전 우수아이아에서 조류 관찰 관광을 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관광 도중 쓰레기 매립지를 방문했으며 그 과정에서 설치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쥐와 같은 설치류의 배설물에 오염된 입자를 흡입해 감염되지만, 드물게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유일한 유형은 남미에서 발견된 '안데스 바이러스'이며, 이번 사례도 이 바이러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WHO는 "사람 간 전파는 매우 드물고 밀접 접촉한 상황에서만 이뤄진다"며 "선박 내 한타바이러스 집단 발병 사례는 전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는 "이것은 심각한 감염병인 것은 맞지만, 다음 코로나19는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복기는 1~6주 이상일 수 있다. 현재 치료제는 없지만, 조기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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