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반서 유럽정치공동체 정상회의 열려…캐나다 첫 참여 '주목'

기사등록 2026/05/04 05:04:15 최종수정 2026/05/04 06:04:25

캐나다 참석으로 EPC 첫 비유럽 국가 참여

[예레반(아르메니아)=AP/뉴시스]지난 14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공화국 광장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다. 2021.12.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오는 4일(현지 시간)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가 열린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비롯해 영국·튀르키예 등 48개국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캐나디가 참석하면서 EPC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비유럽 국가를 포함하게 됐다.

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예레반 회의는 지정학적 긴장이 복합적으로 얽힌 의제를 다룰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1년간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이상 철수를 검토하는 문제와 미국-이란 갈등 장기화가 서방 경제에 미칠 영향이 핵심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란과 국경을 맞댄 아르메니아는 지역 안보 환경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다.

EPC 개최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도로 결정됐으며,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참여한다. 이는 아르메니아가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전통적 후원국이었던 러시아와의 의존 관계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려는 전략적 전환을 반영한다.

특히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참석은 단순한 외연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이후 미국 중심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무역·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동시에 이번 참여는 러시아와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아르메니아를 서방이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니콜 파시니안 아르메니아 총리는 다변화 외교를 내세워 유럽 진영과의 협력을 확대해왔다. 집권 여당인 시민계약당은 6월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협상 지속을 위해 정치적 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시니안 총리는 친러 성향 야당들과 경쟁하고 있다.

카네기 유럽의 선임 연구원이자 코카서스 전문가인 토마스 드 발은 가디언에 "유럽 지도자들은 예레반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행사가 파시니안 총리의 선거 지원처럼 비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안정적이고 분열이 덜한 아르메니아 구축이라는 장기 과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과의 역사적 평화협정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성사될 경우 1990년대 이후 닫혔던 아제르바이잔·튀르키예 국경이 재개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된 지금이야말로 모스크바 의존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덧붙였다.

EPC 정상회의 다음 날인 5일에는 아르메니아와 EU 간 첫 양자 정상회담이 열린다. EU는 민주주의 개혁 지원 자금 확대와 비자 자유화 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메니아는 EU가 민주주의 증진과 비자 면제 확대를 위해 추가 자금을 지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인구 300만명의 아르메니아는 2017년 EU와 포괄적 동반자 협정을 맺었다. 작년엔 EU 가입을 추진하는 법안을 채택하며 친유럽 노선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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