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수' 속 군비경쟁 가속…아·태 지출 16년만에 최대 증가

기사등록 2026/04/27 10:38:41 최종수정 2026/04/27 11:30:24

SIPRI 연례보고서… "글로벌 군사비 11년 연속 상승"

美 신뢰 흔들리자 동맹국들 ‘자주 국방’ 강화

[베이징=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안보 정책 기조 속에서 전 세계 군비 지출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비 지출이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여군들로 이뤄진 군부대가 행진하는 모습. 2026.04.27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안보 정책 기조 속에서 전 세계 군비 지출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비 지출이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7일(현지 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총 2조8900억달러(약 4260조원)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11년 연속 증가세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 대비 군사비 비중은 2.5%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위 3개 군사비 지출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는 총 1조4800억달러를 지출해 전 세계 군사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25년 군사비 증가율은 전년(9.7%)보다 둔화됐다. 이는 미국의 지출 감소 영향이 컸다. 미국의 군사비는 9540억 달러로 7.5% 줄었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군사 지원이 승인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은 9.2%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군사비는 6810억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2009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SIPRI는 "미국의 안보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가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의 군사비는 33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31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보고서는 "이는 2035년까지 인민해방군 전면 현대화를 달성하려는 목표와 맞물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가 속도는 주변국이 더 가팔랐다. 일본은 9.7% 증가한 62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GDP 대비 비중은 1.4%로 195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SIPRI는 일본이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안보 우려에 대응해 군비 확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안보 정책 기조 속에서 전 세계 군비 지출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비 지출이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모습. 2026.04.27.
대만 역시 군사비 지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82억 달러로, 1988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군의 대만 주변 군사훈련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호주,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들도 전통적인 지역 긴장뿐 아니라 미국의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군비를 늘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 압박 역시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럽 역시 군비 증강 흐름에 동참했다. 2025년 유럽 군사비 지출은 14% 증가한 864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비도 전년 대비 각각 5.9%, 20% 증가했으며, 군사비 지출 순위는 각각 3위와 7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보 정책 변화 가능성이 글로벌 군비 경쟁을 자극하며, 향후 국제 안보 질서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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