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뿐인 여야의 '민생 협치'

기사등록 2026/04/27 14:03:34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중동 사태) 위기를 여야가 공동의 국정 책임으로 인식하고 정쟁이 아닌 민생으로 답하겠다는 실천 의지입니다." "국가와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점에서도 정부·여당과 협조할 용의가 있습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극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서 이처럼 말했다.

당시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정부 관계자 등이 자리한 회의에서는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도 개선 협력을 약속하는 등 중동 사태발 위기 앞에서 '협치' 모습이 연출됐다. 위기 상황을 함께 점검하는 차원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정례화 의지도 내비쳤다.
 
민생·경제를 둘러싼 이날의 '초당적 협력', '협치 복원 출발점' 다짐은 그때 뿐이었다. 그 이후 여의도 정치권 어디서도 협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당장 여야는 다음 달 초 물리적 처리 시한이 다가오는 '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 차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시대적 소명을 거부한다면 국민의힘은 국가 미래를 가로막는 퇴행적인 정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방선거 전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은 "야당 반대를 짓밟고 추진한 개헌으로는 사사오입 개헌, 삼선 개헌, 10월 유신이 있었다. 역사에서는 이를 독재라고 기록하고 있다"고 맞섰다.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여야는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야 갈등은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발목 잡기' 우려를 표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전 상임위 독식'도 일찌감치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권력 나눠 먹기용 '상임위 100% 독식' 야욕을 당장 멈추고, 입법 폭주의 방지턱인 법제사법위원장부터 야당에 즉각 반환하라"는 입장을 냈다.

여야가 쟁점을 두고 충돌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민생·경제 문제를 두고 협치를 강조한 게 진정이라면 '남 탓 논쟁' 대신 서로 머리를 맞대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