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핀란드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 도중 지휘자의 팔에 맞아 약 17억원 상당의 바이올린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출신 지휘자 매튜 홀스는 핀란드 라티의 시벨리우스 홀에서 열린 협주곡 공연에서 열정적으로 지휘를 하다 솔로이스트 엘리나 바할라의 손목 부근을 지휘봉으로 쳤다. 바할라가 소유한 '과다니니(Guadagnini)' 바이올린은 공중에서 여러 차례 회전하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당황한 바할라는 이내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당시 홀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연주를 이어갔지만 바할라가 악기를 집어 들고 상태를 살피기 시작하자 결국 지휘를 멈췄다. 이후 2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연주는 재개됐다.
다행히 바이올린은 바할라의 순발력 덕분에 크게 망가지지는 않았다. 습도 조절을 위해 접착된 악기의 상판과 옆면 연결 부위가 충격으로 벌어지긴 했으나 악기 자체의 파손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할라는 "악기가 떨어지는 순간 발을 뻗어 충격을 완화했다. 스스로 닌자가 된 기분이었다"며 "기적적으로 금이 가거나 긁힌 곳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홀스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수차례 지휘해 왔는데 이번 공연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놀라운 연주를 보여준 바할라와 견고한 악기를 만든 과다니니씨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바할라 역시 "지휘자와 충분한 신뢰와 교감이 있다면 굳이 서로를 쳐다보지 않아도 연주가 가능하다"며 "매튜와 또다시 협연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아주 강렬한 추억을 공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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