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 '급식 몰아주기' 2349억원 과징금 취소해야…부당지원 아냐"(종합)

기사등록 2026/04/23 16:40:06 최종수정 2026/04/23 16:52:25

삼성 계열사에 구내식당 일감 몰아주기

공정위 '부당 지원' 판단…과징금 부과

法 "경쟁제한·과다이익 입증 부족하다"

"공정거래 저해 부당 지원 인정 못 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삼성웰스토리에 구내식당 일감을 전폭적으로 몰아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계열사에 부과한 2349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6.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삼성웰스토리에 구내식당 일감을 전폭적으로 몰아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계열사에 부과한 2349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가 각각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는 공정위 처분 이후 약 4년 10개월만에 나온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급식거래는 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나아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행위가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제2항에 위반됨을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등이 미래전략실(미전실) 지시에 따라 삼성웰스토리와 상당한 규모의 급식 거래를 했으며, 상당히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해 이익을 보전시켜주려 했다는 공정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등이 수의계약 체결을 위해 스스로 또는 제3자에 위탁하여 삼성웰스토리와 다른 경쟁업체의 사내식당 운영업무 역량을 비교·평가한 것이 잘못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가 제시한 직접이익률 차이, 위탁수수료 지급액수 등의 사정만으로는 급부와 반대급부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위탁수수료에 대해선 "사후 비용을 정산받는 이윤이 아닌, 사전에 정해진 식단가에 포함된 운영비 항목의 구성요소로서 일종의 경비에 해당한다"며 이를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급식단가가 식재료 품질, 서비스 수준, 인력, 업장 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비교로는 급부와 반대급부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지원행위 배경이나 미전실 지시에 관한 (공정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삼성웰스토리에 구내식당 일감을 전폭적으로 몰아줬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계열사에 부과한 2349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6.04.23. myjs@newsis.com


재판부는 이 사건 급식거래의 부당성(공정거래저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급식거래가 삼성웰스토리의 경쟁상 지위를 부당하게 제고·유지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 단체급식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다.

삼성웰스토리의 사업역량이나 경쟁력을 고려할 때, 해당 회사가 전(全) 사업장에서 급식 위탁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 등이 경쟁입찰을 거쳐 급식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업장 내 식당을 분할해 여러 중소기업에 단체급식 위탁물량을 나눠줘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처분 대상 기간을 전후해 거래규모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 삼성전자 등이 인위적인 방법으로 식수물량을 늘리지 않은 점, 이 사건 급식거래로 인해 단체급식 시장에서 포획시장 형태가 심화됐다고 볼만한 사정이 찾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6월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웰스토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에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에 959억7300만원이 부과됐다.

이는 부당지원 사건에서 역대 최대 규모 제재다.

공정위는 삼성이 구내식당 일감을 전폭적으로 몰아주는 등 계열사 웰스토리에 부당한 지원을 했으며, 이는 웰스토리가 총수 일가의 핵심 캐시카우(자금조달창구)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다.

따라서 삼성웰스토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금 형태로 삼성물산으로 흘러 들어가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공정위 시각이다.

공정위는 부당지원 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들을 박모 당시 웰스토리 상무와 함께 기소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다"며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같은 해 9월 공정위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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