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보다는 실질이 중요…사태 본질은 '다단계' 구조"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특수고용직(특고) 노동자라도 경제적으로 종속관계에 있다면 노동자로 볼 수 있다"며 "형식보다는 실질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23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화물연대'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 10시32분께 경남 진주의 CU 물류센터 앞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2.5톤(t) 물류 차량이 집회 중이던 조합원들과 충돌하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노동부는 사고 이후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물차주는 통상 근로계약이 아닌 특수고용직(특고) 형태로 개인사업주 계약을 맺고 물류를 운송한다. 이들의 근로자성 여부는 이전부터 논란이 돼왔는데, 노동부가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을 그은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기보다 법의 취지가 아직 현장에 안착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사태의 본질은 다단계 구조에 있다. 맨 밑에 있는 노동자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과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법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이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럭기사들(화물연대)이 자영업자인데 노조라고 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형식이 자영업자라도 실질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종속돼있다면 노조로 봐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 대화로 노사관계를 풀지 못한 결과가 충돌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편의점 자영업자한테도 단결권 정도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과연 편의점 가맹점주가 시·종업시간을 결정하고 매장에 비치한 물건들을 정할 수 있느냐"며 "형식은 자영업자이지만 실질에 있어 종속돼 있기 때문에 노동자로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또 "노란봉투법이 갈등 자체를 없애는 법은 아니지만,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를 제도화하자는 것"이라며 "저는 대화가 더 활발하게 촉진돼야 한다고 본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노사관계가 있어서는 대화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전날(22일) 있었던 BGF로지스와 화물연대의 교섭 착수에 대해서는 "상견례에 실무교섭까지 이어졌는데 반드시 이번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테이블에 앉은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교섭의 상대방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1년 내내 교섭만 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없던 부담이 생겼다는 차원에서 기업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많아야 3개 정도 노조와 교섭"이라며 "충분히 감내할만 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113명으로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추락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박차를 가해서 올해는 반드시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음 분기에는 더 떨어질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2년을 4년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사용사유 제한과 기간연장론 등 다양한 입장들이 대립하고 있는데, 그 사이를 잘 조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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