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사 CEO에 총수 지정 부적절"…쿠팡, 경실련 동일인 지정 요구 반박

기사등록 2026/04/23 13:26:26

"美 상장 외국기업 CEO에 적용시 부작용만 양산할 것"

형평성·FTA 위반 가능성까지 언급…친족 경영 참여 없어

[서울=뉴시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쿠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쿠팡 Inc의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쿠팡이 "미국 상장 외국기업 CEO에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박했다.

쿠팡은 "동일인 지정 제도는 국내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거나 사익을 편취하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규제를 받는 쿠팡Inc의 지배구조는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 CEO에 이를 사상 최초로 적용할 경우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정부가 제시한 동일인 판단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일인을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동일하며 김범석 의장은 최상단 회사인 쿠팡Inc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친족 역시 계열사 지분 보유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고, 계열사와의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먼저 100% 소유 구조를 근거로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쿠팡Inc가 한국 법인을 100% 보유하고 해당 법인이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다시 100% 소유하는 구조로 총수 일가가 지분을 통해 우회 지배하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 의장을 포함한 친족 누구도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1개 집단 소속 958개사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쿠팡은 "이들 대부분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구조"라며 "쿠팡은 이러한 우려와 무관한 만큼 동일인 지정의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은 이중규제 문제를 언급하며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동일인 지정이 이뤄질 경우 한·미 양국에서 중복 규제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SEC 규정에 따라 특수관계자의 일정 금액 이상 거래는 모두 공시 대상이며 경영진과 대주주 친족까지 포함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쿠팡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쿠팡Inc 이사회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까지 동일인 관련자로 묶일 수 있고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까지 계열사로 편입되는 비합리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에쓰오일 사례를 언급하며 "해외 자본이 지배하는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쿠팡에만 동일인 지정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적 조치"라며 "동일인 지정 여부에 따라 해외 투자자의 국내 기업집단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글로벌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조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 대우 및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소지가 있으며 외국 자본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 친족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쿠팡은 "김 의장의 동생은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등기임원도 아니며, 쿠팡Inc 소속으로 글로벌 물류 효율화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일 뿐"이라며 "관련 내용은 매년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현재 지배구조는 국내 대기업집단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글로벌 상장사를 국내 동일인 제도로 규율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 CEO에 해당 제도를 사상 최초로 적용할 경우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은 쿠팡의 실질적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계열사 범위 확대와 함께 총수 일가에 대한 공시 및 규제가 강화된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2026.02.10.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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