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머크 경구용 HIV 치료제 승인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한계 극복
복용 순응도·투약 주기·투약 횟수 등 개선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HIV-1 치료제 'Idvynso'를 성인 환자용으로 승인했다. 해당 치료제는 두 가지 성분이 결합됐고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단일 알약으로 투약 편의성을 높였다.
머크의 이번 치료제는 기존에 사용되던 통합효소억제제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차세대 역전사효소 전이 억제제인 이슬라트라비르 성분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통합효소억제제 계열 약물에 대한 내성이나 부작용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도 해당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HIV는 백혈구의 일종인 CD4+ T세포를 표적으로 면역체계를 악화시키며, 감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IDS)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 뒤 인간의 면역계를 손상시키는 바이러스다.
HIV는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으로 치료해 왔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복용해 HIV 증식을 억제하고 에이즈로 질병이 진행하는 것을 지연할 수 있다. 이 치료법으로는 완치는 어렵지만 바이러스 수를 낮출 수 있다.
HIV 치료제는 복약순응도와 투약 주기, 투약 횟수 등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환자들은 매일 여러 개의 알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도 개선할 점으로 언급했다. 머크와 더불어 길리어드 사이언스, 한국GSK, 에스티팜 등 제약기업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치료제를 출시 및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HIV 예방 주사제 '예즈투고'(성분명 레나카파비르)는 지난해 FDA 승인을 받았다. 해당 약물은 6개월에 한 번 투여에 그쳐 복용 순응도와 투약 주기 등 기존 치료제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아울러 길리언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같은 해 회사의 HIV 치료제 '빅타비정'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적응증(치료 범위) 확대 승인을 받았다. 승인에 따라 M184V·I 내성 돌연변이를 보유하거나 임신 중인 경우 등 HIV-1 감염 치료에 기존에는 투여가 제한됐던 환자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GSK의 장기 지속형 HIV 주사 치료제 '보카브리아주(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레캄비스주사(릴피비린)' 병용요법은 최초의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다. 매일 복용해야 했던 기존 경구제 대비 2개월마다 1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투약 횟수를 줄여 치료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바이오 기업 에스티팜은 현재 HIV-1 치료제 '피그미테그라비르'(STP0404)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ALLINI 기전으로 기존 역전사효소 억제제 등과 달리 효소의 작동 부위가 아닌 구조를 바꿔 기능을 못 하게 해 복제 과정을 간접적으로 방해하도록 설계됐다.
STP0404는 현재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후보물질이 기존 내성 바이러스에도 효과 가능성이 있으며 1일 1회 복용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양호한 결과를 얻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올해 3분기에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와 더불어 정부 역시 HIV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수입 희귀의약품을 허가하는 등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식약처는 HIV-1 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선렌카주, 선렌카정'을 허가했다. 이 약은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실패로 다른 치료 요법을 제공할 수 없는 다제내성 HIV-1 감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다.
당시 식약처는 "기존 치료제로 충족되지 않는 의료 수요에 대한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IV 치료제는 약효에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성과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치료제의 발전은 환자의 일상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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