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요인, 개인·가정·또래·학교·지역사회 등 다양
일단 형성된 위기, 다음 학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다영역 진단 체계 마련해야…교사 관찰·역할 중요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학교 내 위기학생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위기 상태는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업·심리정서·행동적 위기가 서로 맞물려 복합화될 경우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회복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위기학생 지원 정책을 사후 대응을 넘어 조기개입을 중심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KEDI 브리프 5호 - 학교 내 위기학생, 왜 조기 개입이 중요한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학생 위기 요인, 개인·가정·또래·학교·지역사회 등 다양
학교부적응, 장기결석 등으로 인한 학업중단 학생 수는 2022년 5만2981명, 2023년 5만4615명, 2024년 5만4516명 등 학령 인구 감소 추세에도 5만명대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
그간 학업중단숙려제, 학교 내 대안교실 등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 정책과 관련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지속돼 왔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위기학생 지원 정책이 조기 예방보다는 사후적 처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정책적 한계가 지적돼 왔다.
학생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위기는 학업중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인데, 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은 개인, 가정, 또래,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또 학생 위기는 단일화 형태로 표출되기보다는 여러 위기 징후가 서로 중첩돼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낮은 학업열의와 학교만족도 저하와 같은 학업적 위기는 학생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정서적 위기와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무단결석이나 온라인 게임 과몰입과 같은 행동적 위기와도 맞물려 표출될 수 있다.
◆일단 형성된 위기, 다음 학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이번 연구에서는 학생의 위기 수준이 이전 시점의 상태와 일정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업적 위기의 경우 현재 시점에 '저' 수준이면 1년 후에도 '저' 수준일 가능성이 84.9%, 현재 시점에 '고' 수준이면 1년 후에도 '고'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53.3%로 나타났다.
심리·정서적 위기는 현재 시점에 '저' 수준이면 1년 후에도 '저' 수준일 가능성이 70.0%, 현재 시점 '고' 수준이면 1년 후에도 '고'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30.9%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현재 시점 수준에서 다른 위기 수준으로 이동할 확률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며 "이는 위기 상태가 시간 흐름에 따라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며, 일단 형성된 위기 수준은 다음 학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 가운데 '학업성취도'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수업이해도'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업성취도보다는 수업이해도와 같은 주관적 인식이 학업적 위기에 더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긍정적 인식, 부모와의 상호작용 등 가정적 요인은 위기 수준을 크게 낮추며, 특히 심리·정서적 위기 수준을 가장 크게 완화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교사와의 관계가 학생의 전반적인 위기 완화에 있어 핵심적인 보호 요인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단순히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의 학업, 심리·정서,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다영역 진단 체계 마련해야…교사 역할 중요
보고서는 "학생 위기는 학업, 심리·정서, 행동적 위기가 복합적이며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며 "따라서 학생 개개인의 위기 수준과 다양한 위험 요인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다영역 진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결, 지각, 성적 등 객관적인 교육 데이터와 더불어 학생 및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 설문을 통해 내면적 심리·정서, 가정·사회·환경적 요인까지 세밀하게 탐지할 수 있는 지표까지 통합해 진단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복합적 위기에 대한 조기 개입을 위해서는 위기학생을 현장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관찰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사는 학생 위기에 강력한 보호 요인 중 하나이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 역할만으로는 복합적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며 "제도적으로 부모-교사-지역사회 연계·협력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