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글 올리자 관리소 연락이?”…AI가 먼저 아는 우리 동네 수도사고

기사등록 2026/04/23 11:00:00 최종수정 2026/04/23 12:26:24

수자원공사 ‘수도사고 탐지 시스템’ 도입…개인정보위, 개인정보 보호 적정성 의결

"수돗물 이상해요" 게시글, AI가 수도사고 여부 판독…영·섬유역본부 우선 시행

수도사고 무관 글은 삭제…이름·전화번호 자동 비식별 조치로 사생활 침해 방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회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4.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 서울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아침 일찍 세면대에서 탁한 물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에 "지금 저희 집만 흙탕물이 나오나요? 다른 집은 어떠신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정식 민원을 넣기도 전, 한국수자원공사 지역 사무소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먼저 연락이 온 것이다. 공사 측은 "온라인에서 사고 징후를 포착했으니 즉시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읽고 먼저 움직인 결과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 지역 커뮤니티 게시글을 분석해 수도사고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게 될 전망이다.

◆"흙탕물 나와요" 게시글, AI가 수도사고 여부 자동 판독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제7회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수자원공사의 '수도사고 탐지 시스템'에 대한 사전적정성 검토 결과를 심의·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도사고 대응 업무를 소관한다. 그동안 수도 관로의 복잡한 구조 때문에 수도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려웠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위에 사전적정성 검토를 신청했다.

 이번 시스템은 영산강·섬진강 유역을 담당하는 영·섬유역본부에서 우선 시행된다. 이 시스템은 아파트카페·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을 대상으로 한다. AI가 게시글을 분석해 수도사고 여부를 분류한다.

예를 들어 "적선동 흙탕물 나오는 집 있나요?"라는 글은 '수도사고'로, "샤워기 필터 교체 일주일만에 흙빛이 나요"라는 글은 '수도사고 의심'으로 분류한다. 이 경우 지역 사무소의 현장 대응 절차를 거쳐 피해를 예방하게 된다. 반면 "아랫집 물 새서 단수됐어요"와 같은 글은 수도사고와 무관한 게시글로 분류된다.

◆개인정보위, 서비스 출시 후 협의사항 이행 여부 점검

개인정보위와 수자원공사는 지역 커뮤니티 게시글을 적법하고 안전하게 수집·분석하기 위해 3가지 사항에 대해 협의했다.

우선 커뮤니티와 제휴할 경우 회원들이 게시글 수집·분석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고지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가 실제로 이행된 경우에만 게시글을 수집하도록 했다.

수도사고와 관련 없다고 탐지된 게시글이 한국수자원공사 시스템 내에서 즉시 삭제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수도사고 관련 여부를 분류하는 AI 모델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기로 했다.

외부 AI 모델을 활용할 경우에는 개인정보 처리위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게시글에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 식별성 높은 개인정보가 기재될 경우에 대비해 이를 자동 비식별 조치하도록 했다. 

개인정보위는 조만간 해당 서비스가 출시되면 협의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신서비스의 발전과 정보주체의 권리가 조화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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