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 순천만 가보니…녹색전환 모델 한눈에

기사등록 2026/04/23 11:00:00

순천만 습지 방문…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거점

면적 약 28㎢,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

흑두루미 개체수 167마리서 현재 8600여마리까지 늘어

"녹색대전환 실천의 공간…국제사회와 공유해나갈 것"

[순천=뉴시스] 관광객들이 순천만습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순천만 제공) 2026.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뉴시스]이수정 기자 = 갈대밭 주변의 목재 데크길을 따라 들어서자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데크길 아래로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는 농게와 짱뚱어가 그 위를 분주히 오갔다. 잠시 귀를 기울이자 곳곳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국가정원과 아울러 연간 400만명이 넘게 찾는 이곳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 거점인 순천만 갯벌이다.

지난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으로 여수에서 개최된 '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 및 녹색대전환 국제주간'을 맞아 순천만을 찾았다.

순천만 갯벌에서는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큰고니·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 보호조류 48종을 포함해 총 250여종의 조류가 관찰된다.

실제로 이날 생태체험선을 타고 S자 형태의 수로로 들어가자, 곳곳에서 다양한 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승선장에서 대여한 망원경을 이용하면 멀리 나는 개체도 가까이에 있는 듯 또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생태체험선에서 내려 데크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갈대로 둘러싸인 순천만의 풍경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다.

데크길은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낮추면서도, 밀물시 침수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순천=뉴시스] 순천만습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순천만 제공) 2026.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만갯벌의 면적은 약 28㎢로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2016년에는 주변 논습지, 강하구 등 내륙습지 5.3㎢가 추가 등재돼 연안과 내륙이 통합 관리되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순천시는 이곳을 보호 대상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의 자산으로 키워가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서울대학교 블루카본사업단·LG전자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순천만 갯벌 약 1500㎡을 대상으로 염생식물의 생장과 탄소흡수 효율을 검증하는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와 기후대응 기능을 함께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흑두루미 보호를 중심으로 한 종보전 정책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167마리에 불과했던 순천만 흑두루미 개체수는 현재 8600여마리까지 늘었다.

2009년부터 환경저해시설을 철거하고 인근 62헥타르(ha) 농경지 내 100여 농가를 설득해 282개 전봇대를 뽑아내고 친환경 벼 재배를 도입한 결과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을 연결하는 도시생태축 복원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2025년부터 국가정원 인근 농경지 64ha를 복원대상지로 지정하고, 1단계로 18ha를 매입해 역간척으로 생물서식지를 확대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만은 녹색대전환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의 공간"이라며 "순천시는 자연유산 보전과 탄소중립, 시민참여를 결합한 순천형 녹색전환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순천=뉴시스] 순천만 흑두루미와 칠면초. (사진=순천만 제공) 2026.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