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측 "추가 서비스 계약 단가…정당 거래"
홍 전 대표 측 "안정적 공급망 확보…손해 아냐"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레미콘 원자재를 비싸게 구입하는 방식으로 장남의 회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표그룹의 정도원 회장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는 22일 공정거래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과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 삼표산업 법인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정 회장은 장남이 최대 주주로 있는 에스피네이처를 상장시켜 원활한 승계 작업을 위해 홍 전 대표에게 지시해 삼표산업으로 하여금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원재료인 분채를 비계열사 대비 4% 높게 매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피네이처가 100원에 판매한다면 삼표에는 104원에 판매하고, 삼표산업이 필요한 분채는 오로지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구매하게 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 측은 "공소의 기본 전제는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산업에 추가로 제공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으로, 계약단가는 비계열사 계열 단가와 같아야 한다고 구성돼 있다"며 "검사 주장과 달리 추가 서비스는 분명 기재됐다"고 반박했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는 이러한 적시 공급 등 추가 서비스를 고려하면서도 비계열사와의 단가 차이가 벌어지지 않게 정산방식을 도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정 회장 측은 "규모성 부당 지원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공소사실을 보더라도 거래 규모가 많다는 것 외에 그로 인해 에스피네이처에 어떠한 경제상 이익이 지원됐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홍 전 대표 측 역시 "분채 조달 실패 위험을 고려했을 때,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이었다"며 "공급망 확보에 대한 비용을 삼표산업의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을 다음 달 20일 오후 2시로 지정하고, 삼표산업 전현직 임직원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정 회장과 홍 전 대표는 삼표그룹 계열사인 레미콘 원자재 업체 에스피네이처 제품을 시세보다 높게 구매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74억원의 부당 이익을 몰아주고(공정거래법 위반), 삼표산업에는 그만큼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재판에 넘겨졌다.
에스피네이처는 정 회장의 장남 정대현 수석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검찰은 정 회장과 홍 전 대표가 공모해 삼표산업이 원재료를 오로지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구매하면서 비계열사 대비 4% 초과이윤을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거래를 했다고 봤다.
이같은 거래에 임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했음에도 정 회장 등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부당 지원했으며, 에스피네이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해 유상증자 출자 대금 등 승계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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