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47%, 체내 플라스틱…"밝은색 선호가 섭식 원인"

기사등록 2026/04/22 14:07:33 최종수정 2026/04/22 15:14:24

KIOST 홍상희 박사 연구팀, 바다거북 행동 실험

"바다거북,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인식해 먹기도"

"어린 개체일수록 인식 능력 부족해 무분별 섭취"

[부산=뉴시스] 투명 포장재에 반응하는 매부리바다거북 유체. (사진=KIOST 제공) 2026.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전 세계 바다거북의 절반 가까이가 체내에 플라스틱을 지닌 채 발견되는 등 해양 플라스틱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바다거북이 밝고 부드러운 플라스틱을 먹이로 인식해 선택적으로 섭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홍상희 박사 연구팀은 바다거북의 플라스틱 섭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색상별 반응을 행동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인공 번식된 4년생 매부리바다거북 8마리와 10주 된 새끼 거북 27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투명·흰색·파란색·빨간색·노란색·검은색 등 6가지 색상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동시에 제시한 뒤 부리로 쪼거나 무는 등의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4년생 개체는 투명색과 흰색, 노란색 순으로 높은 반응을 보였고, 파란색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10주 된 새끼 거북은 색상에 따른 차이 없이 무작위 반응을 보였다.

[부산=뉴시스] 검정 비닐에 반응하는 매부리바다거북 새끼. (사진=KIOST 제공) 2026.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를 성장 단계에 따른 먹이 인식 능력 차이로 해석했다. 먹이 경험이 있는 개체는 밝고 부드러운 플라스틱을 해파리 등 자연 먹이로 인식해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반면, 어린 개체는 인식 능력이 발달하지 않아 무차별적으로 섭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식용 색소로 염색한 해파리를 활용해 바다거북의 시각적 반응을 분석한 선행 연구를 토대로 진행됐다. 실험 전 과정은 KIOST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았으며,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실제로 섭식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한편 지난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에린 머피 미국 민간 환경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원팀이 전 세계 해양생물 약 1300종의 부검 기록 1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바다거북의 47%가 폐사 당시 소화기관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또 몸길이 약 90㎝ 개체는 야구공 반 개 분량의 플라스틱만 섭취해도 폐사 위험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상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실제 해양 플라스틱을 활용한 첫 행동 실험"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해양 플라스틱으로 인한 생물 피해 원인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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