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美연준 신뢰…워시가 되돌릴 수 있을까

기사등록 2026/04/21 15:25:38 최종수정 2026/04/21 16:16:24

트럼프 금리 압박 속 청문회…독립성 수호 의지가 관건

1990년대 '대안정기' 복원 구상…대차대조표 축소·역할 축소 예고

금리 인하 공감했지만…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존 입장 유지할지 주목

[워싱턴=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 과제로 '연준의 독립성 회복'을 지목했다. 사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2026.04.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1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11시)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연준의 독립성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워시가 약화된 연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워시가 1990년대 수준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회복시킬 의지를 가지고 있는 지 여부"라고 짚었다.

1990년대는 중앙은행 역사상 '황금기'로 평가된다. 폴 볼커 전 의장이 잡은 인플레이션 기조를 앨런 그린스펀이 이어받으며, 연준은 물가 중심의 명확한 규칙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했다. 경제 변동성이 최소화된 이 시기는 '대안정기'로 불린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닷컴 버블 붕괴와 9·11 이후 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과잉과 신용 과열이 확대됐고, 결국 2008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이후 연준은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위기 시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던 대차대조표 확대는 상시화됐고, 연준의 역할은 재정 영역까지 확장됐다.

WSJ은 "연준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이 심화됐다"며 "2010년대 저성장과 자산 격차 확대, 2020년대에는 40년 만의 기록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실질임금은 정체됐다"고 짚었다.

워시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 중 하나다. 2011년 연준 이사직을 떠난 이후 그는 버냉키-옐런-파월 체제의 통화정책이 신뢰를 잃었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1990년대식 물가 안정 중심의 통화정책으로의 복귀와 연준의 정치적 개입 축소를 주장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시는 이번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결과이며 연준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또 "연준이 재정·사회 정책 영역에 개입할 때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밝힐 계획이다.

워시는 지명 이전부터 현재 약 6조7000억 달러 수준으로 다시 확대되고 있는 연준 대차대조표를 추가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재정정책은 재무부, 통화정책은 연준이 맡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의 현대적 복원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 전환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은행 시스템이 이미 초과지준 체제에 적응한 데다,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vs 연준 독립성…워시 시험대

청문회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금리 인하 '공감대' 여부다. 워시는 지명 과정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에 일정 부분 공감했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주목된다.

워시는 "선출직 인사들이 금리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 자체는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면서도, 금리 결정의 독립성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워시와 함께 일했던 글렌 허버드는 "현재 상황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내부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며 "동료들을 설득하는 것이 워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워시가 취임하면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백악관과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듀크대의 엘런 미드는 "워시는 오랫동안 인플레이션 매파적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이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대통령보다 연준의 독립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WSJ은 "이번 지명은 수십 년 만에 연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며, 상원의 조속한 인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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