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에 종전 급물살?…세부 이견 속 2차협상 주목

기사등록 2026/04/18 01:45:57 최종수정 2026/04/18 01:56:24

이란 "레바논 휴전에 '지정항로' 개방"

트럼프 "앞으로 해협 무기화 없을 것"

'우라늄-200억불 협상' 보도…美 부인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2차 평화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레바논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지정 항로를 개방하면서 종전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에서도 동결 자산 해제를 고리로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6.04.1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차 평화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레바논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지정 항로를 개방하면서 종전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에서도 동결 자산 해제를 고리로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각 쟁점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잡음이 지속되고 있어, 2차 협상에서 '빅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 휴전에 따라, 이란 항만해사기구(PMO)가 이미 발표한 협조된 항로를 통한 상업용 선박 운항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완전히 개방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레바논 '10일 휴전'을 이끌어낸 데 대해 이란 정부가 호응 입장을 내놨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발표를 알리며 "이란이 해협 완전 개방 및 통행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고맙다"고 적었다.

이후 연쇄 게시물을 통해 "이란이 다시는 해협을 봉쇄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더이상 세계를 상대로 하는 무기로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는 2차 협상에서도 추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이날 이란 발표는 완전 개방과 거리가 있다.

앞서 이란 항만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주 휴전'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기뢰 부설 우려를 이유로 이란 근해의 라라크섬을 거치는 '대체 항로'를 지정했다. 아라그치 장관 이날 발표 역시 이 항로를 통하는 선박에 한해 통항을 허용한다는 취지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영 방송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국적선을 포함한 모든 상선의 해협 통과가 허용되지만, 군함은 통항이 불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약 50개국이 참여한 호르무즈 해협 관련 화상 정상회의 후 "각국 정상은 해협이 제한 없이 개방돼야 한다는 공동 메시지를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우리는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 재개방과 전쟁 전의 자유 통항 복원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핵심 쟁점인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대해서도 양국간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액시오스는 이날 미국 관계자 2명 등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이란 동결 자산 200억 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첫 협상 당시 동결 자산 270억 달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60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추가 협상을 통해 200억 달러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이란은 국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일부를 제3국으로 반출하고, 남은 우라늄은 국제사회 감시 하에 희석(down-blend)하는 데 동의한다는 취지다. 사실일 경우 '전량 국외 반출'과 '전량 국내 희석'으로 평행선을 달리던 양국이 절충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보도를 부인하는 등 양국간 힘겨루기는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후 "미국은 우리의 위대한 B-2 폭격기들이 만들어낸 '모든 핵 잔해(all Nuclear Dust)'를 확보하게 될 것이며, 어떤 형태로도 금전은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에 경제적 대가 지급 없이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회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익명의 미국 관계자는 "이란은 제재 없이 시장가로 석유를 판매하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참여하기를 원하는데, 그와 동시에 핵 프로그램도 유지하고 하마스 등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양국은 19일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다시 마주앉을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양국은 이란의 의료용 원자로 보유를 허용하되 모든 핵시설을 지상에 설치하기로 확약하고, 기존 핵시설은 가동 중단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3쪽 분량 양해각서(MOU)를 논의 중이다. 첫 협상에서 논의된 이란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는 '자발적 유예' 조항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관련 문안에는 이견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란 탄도미사일 전력 제한 및 역내 대리세력(저항의 축) 지원 문제가 포함되는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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