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규제당국 "미토스 영향 신속 평가해야"
금융권 해킹 우려 확산…국제 공조도 촉구
美 대형 기업 미토스 사용 중 vs 유럽 측 접근 불가 주장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국제 금융 관계자들도 앤트로픽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미토스)'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토스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공격 코드까지 만들어내는 능력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 은행이 AI발(發) 해킹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규제 당국 관계자들은 미토스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을 맡고 있는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심각한 과제"라며 "(미토스는) AI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규제 당국들이 미토스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사이버 보안 위험을 신속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번 회의에서 중동 사태, 민간 신용시장, 높은 정부 부채 등이 주요 의제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미토스가 최대 화두였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비서실장 출신 댄 카츠 IMF 부총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사이버 보안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향후 몇 달 동안 국제 의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미토스는 책임감 있는 기업이 '정말 유용할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매우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는 "모두가 운영할 수 있는 틀을 갖길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관리할 수 있는 지배구조는 아직 없다"며 국제 공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각국의 미토스 접근 속도는 조금씩 다르다. 미토스는 보안 위협을 우려해 아마존, 애플, JP모건체이스 등 약 40개 곳에만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여러 미국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미토스 베타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사용 후) 수정해야 할 취약점이 많다"고 말했고,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는 "다양한 인프라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BNY와 시티그룹 등도 미토스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대체로 성능에 감탄하면서도 AI 기업 규제가 부족한 점을 우려하고 있었으며, 당국자들은 앤트로픽 등과 협력을 모색하며 사이버 방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미토스 공개 당일 베선트 재무장관을 중심으로 월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이 모여 논의하기도 했다.
반면 유럽 측 금융 임원들은 FT에 미토스를 테스트하지 못해 어느 정도 수준의 위협이 나타날지 판단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루이 미쇼 유럽은행감독청(EBA) 청장은 "이제 (미토스) 대응을 시작했다"면서도 "일부 IT업체를 감독할 권한을 부여받고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늘렸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지만,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적 공조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규제 시점에 대해서도, 너무 빠르면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너무 늦으면 통제 불능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