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안에 모든 다리 파괴" 트럼프 경고…불안 속 귀국길 오른 이란인들

기사등록 2026/04/16 16:33:30 최종수정 2026/04/16 17:22:25

공항 닫히고 다리 끊긴 채 테헤란行…"트럼프, 이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

[테헤란=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미국-이스라엘과 2주간의 휴전이 발표된 이후 이란 테헤란 이슬람혁명광장에 모인 이란 친정부 시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2026.04.08.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과 이란간 휴전으로 국경길은 다시 열렸지만, 귀국길에 오른 이란인들은 전쟁이 멈춘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른 것에 불과하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시간 안에 이란의 모든 다리와 발전소를 없애버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으나, 이미 지난 7일에는 "오늘 밤 한 문명이 사라질 것"이라는 묵시록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했다.

BBC는 현장의 상황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라고 진단했다.터키 접경을 넘어 이란으로 들어오는 국경 통로에는 귀국 인파가 다시 늘기 시작했으나, 이란 북부 타브리즈와 테헤란을 잇는 주요 교량은 지난주 미사일 공격으로 붕괴됐다. 수도로 향하는 차량들은 구불구불한 시골길로 12시간 이상 우회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트럼프가 이란을 통째로 삼키려 한다"며 극심한 공포를 호소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란 내부의 정치적 혼란도 최고조다. 지난 2월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암살당한 이후, 후계자로 지목된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마저 부상을 입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런 권력 공백 속에서 이란 정부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부의 최대 관심사는 전쟁 그 자체보다 이제 협상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제이디 밴스 부통령과 무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포함된 고위급 회담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란은 전면 휴전과 제재 해제, 미·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핵농축 전면 중단, 고농축 우라늄 반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역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란은 20년 핵농축 유예 요구를 거부하고 5년 중단안을 다시 제시했으며, 60% 농축 우라늄은 희석할 수 있지만 440㎏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최대 뇌관으로 남아 있다. 이란이 최근 오만 측 항로를 통한 제한적 자유 통항 방안을 제안했지만, 해협 통제권 자체를 포기할 뜻은 없는 것으로 전해다. 현지에서도 “이란은 호르무즈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이는 휴전 이후에도 전쟁의 승패가 핵시설보다 해상 수송로 장악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고 BBC는 짚었다.

BBC는 여성의 히잡 착용을 둘러싼 저항과 대규모 시위, 인터넷 차단, 외부 전쟁을 동시에 겪은 이란인들이 “합의가 정말 이뤄진다면 제재가 풀리고 삶이 바뀔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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