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女 충분히 아름다운데 왜"…이주민 성폭행 관련 의원 망언에 '공분'

기사등록 2026/04/17 07:16:00

자국 여성 외모 언급하며 범죄 사실 부인

인종차별 및 혐오 발언으로 국제적 비난 직면

[튀니스(튀니지)=AP/뉴시스]지난달 30일 90명의 국회의원들이 7월25일 이후 폐쇄된 국회 재개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후 튀니지 경찰 차량들이 지난 1일 수도 튀니스의 의회 입구를 봉쇄한 채 경계를 서고 있다. 튀니지 당국은 방송 중 진행자가 독재에 반대하는 내용의 시를 낭독한 한 TV 방송국을 폐쇄했다고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10.7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한 국회의원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여성 이주민에 대한 성폭행 보도와 관련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어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더뉴아랍에 따르면 타락 마흐디 튀니지 의원은 13일 의회에서 열린 내무부 장관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최근 현지 언론에 보도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여성 이주민의 성폭행 피해 보고를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튀니지 여성들은 충분히 아름답다"며 "튀니지에는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 있어) 부족한 것이 전혀 없다"고 발언했다. 또 "사하라 이남 이주민들은 사회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이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떠나야 한다"고 덧붙여 혐오 발언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같은 마흐디 의원의 망언에 인권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튀니지 인권연맹(LTDH)은 "폭력을 정당화하고 성폭행 범죄를 경시하는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튀니지 경제사회권리포럼(FTDES) 역시 "이는 인간 존엄성을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확산되자 마흐디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언의 맥락이 왜곡됐다"며 "성폭행을 조장하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의도는 없었다.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마흐디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럽행 이주민의 주요 경유지인 튀니지 내 혐오 정서는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도 지난해 2월 "불법 이주민 무리가 튀니지의 인구 통계학적 구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인종차별적 공격을 촉발시킨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천명의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일터와 집에서 쫓겨났으며, 알제리와 리비아 접경 사막으로 강제 추방된 이들 중 최소 100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현재 유럽연합(EU) 역시 남부 해안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을 차단하기 위해 튀니지와 약 2억5500만 유로(약 4434억원) 규모의 지원 협정을 맺고 이주민 통제를 거세게 압박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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