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해고 시대?…"美스냅·블록·오라클, 해고하자 주가 상승"

기사등록 2026/04/16 16:45:46 최종수정 2026/04/16 17:36:23

스냅·블록·오라클·아마존 등 인력 대규모 축소

혼란 최소화보다 한 번에 인력 줄여 재무적 이득

AI, 완전 대체 아냐…과잉 고용에 대한 구조조정

[서울=뉴시스] AI.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은 이날 정규직의 16%에 해당하는 1000여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2026.04.16.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인력을 줄여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은 이에 환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은 이날 정규직의 16%에 해당하는 1000여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블록도 지난 2월 직원의 40%인 4000명 이상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며, 오라클 역시 이달 초 수천 명 수준의 해고 발표를 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말부터 약 3만 명을 해고한 바 있다.

WSJ은 기업들이 혼란을 최소화하는 점진적 해고 대신, 재무적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한 번에 해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대규모 해고는 경영 부실의 신호이자 실적 개선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이를 긍정 평가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년간 약 23% 하락하던 스냅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7.86% 올랐다. 오라클 주가는 해고 전까지 지난 6개월간 50% 가까이 하락했다가 발표 이후 약 6% 상승했다.

블록 주가는 올해 들어 16% 떨어졌으나 해고 발표 후 주가 손실을 만회하고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블록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암리타 아후자는 해고 이후 세계 여러 리더가 블록에 연락해 비용 절감에 관한 노하우를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의 해고를 새로운 경영 모델로 보는지'라는 질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 늦는 것보다 조금 빨리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규모 해고 현상은 경영진들이 인재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지난 10년간 기업들은 높은 임금과 각종 복지로 지식 노동자 유치 경쟁을 벌였으나, 이제는 거대한 팀이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보고 있다.

벤처캐피털 회사 샤인 캐피털의 설립자 모 코이프만은 "대부분의 기업은 전체 인력의 30%~50%를 감축해도 실적에 큰 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로 업무 효율이 높아져 해고가 가능해졌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AI이 인력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해줬다는 점이다. 오래 전부터 필요했던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해고의 주된 이유가 현재까지는 'AI가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기 때문'보다는 'AI개발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WSJ에 전했다.

특히 IT업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과잉 고용했던 것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사 전문가 베스 스타인버그는 "몇몇 기업들이 해고를 단행하고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으면 다른 기업들도 잇달아 해고해야 하나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무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대졸 학력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해고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면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콘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학자 다나 피터슨은 "기술 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으나, 코로나 시대에 고용을 늘린 창고, 물류 분야 등에서도 해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의료 등 특정 분야를 제외하면 미국 경제 전반의 고용은 대체로 정체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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