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 다물라?" 美 대통령·부통령·하원의장, 교황 향해 포화
기사등록 2026/04/16 15:02:51
최종수정 2026/04/16 16:22:24
밴스 "신학적 문제에 대해 의견 제시하려면 좀 더 조심해야"
[워싱턴=뉴시스]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재했다가 지탄을 받고 삭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예수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합성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2026.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권력 핵심부 인사들이 전쟁 반대 목소리를 높인 교황 레오 14세를 향해 집단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정면충돌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제이디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미 공화당 지도부는 최근 평화를 강조하며 전쟁 수행을 비판한 교황의 가르침을 신학적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갈등의 발단은 교황 레오 14세가 지난주 "예수는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으며, 그들의 손은 피로 가득 차 있다"고 발언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진 중인 이란에 대한 군사 캠페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애선스=AP/뉴시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애선스의 조지아대학교에서 열린 우파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작은 합의가 아닌 '그랜드바겐'(grand bargain·포괄적 합의)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2024.04.15. 이에 대해 개신교 복음주의자인 존슨 하원의장은 의회에서 "교황의 발언에 다소 당혹스러웠다"며 "가톨릭에는 '정당한 전쟁론'이라는 교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밴스 부통령은 교황을 향해 "신학적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려면 좀 더 조심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훈수를 뒀다.
미국 최고 권력자들의 이례적인 교황 저격에 종교계는 즉각 반격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교리위원회 의장인 제임스 마사 주교는 성명을 통해 "교황이 보편 교회의 최고 목자로서 말할 때, 그것은 단순한 의견 제시가 아니라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제=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13일(현지 시간) 알제리 알제의 아프리카 성모 대성당에서 알제리 공동체를 만나고 있다. 2026.04.14. 마사 주교는 이어 "정당한 전쟁이 되려면 공격자에 대한 방어여야 하며, 모든 평화적 수단을 다 써본 뒤에야 가능하다"며 "최근 미국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매우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신학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단순한 정치적 논쟁을 넘어 종교적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셉 카피지 미국 가톨릭대 신학대학장은 "모든 당사자가 자신의 전쟁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모두 옳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정치권의 아전인수격 교리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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