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머저르, 내달 6~7일께 취임…정부개편·언론개혁 속도

기사등록 2026/04/16 15:56:21 최종수정 2026/04/16 16:58:23

5월 6~7일께 새 의회 개원-총리 선출

EU집행위, 동결기금 해제 협상단 파견

[부다페스트=AP/뉴시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총선 부분 개표 결과 발표 후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며 16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2026.04.13.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총선에서 압승한 친(親) EU 성향의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내달 초 총리로 취임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영방송의 공적 기능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했다.

머저르는 이날 터마시 슈요크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나를 차기 총리로 지명할 것이라고 확답했다"며 취임식은 5월 6일이나 7일께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16년 통치가 조기에 종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저르와 그의 중도우파 티서당은 지난 12일 총선에서 개헌선인 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뒤, 정권 이양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헝가리 법에 따르면 새 의회는 늦어도 총선 30일 이내인 5월 12일까지 개원하고, 그 자리에서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

◆대통령에 사임 촉구…정부 개편 속도

머저르는 "압도적인 민의가 확인된 만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르반 정부 인사들은 과도기 내각 역할에만 집중하고, 차기 정부의 정책 수행을 저해할 수 있는 결정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를 꾸리면 정부 구조 전반을 개편하고 보건부와 환경부, 교육부를 별도로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머저르는 면담에서 슈요크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수요크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대변할 자격이 없고 법치주의 수호자로서도 부적합하며, 도덕적 권위자나 롤모델로서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에는 개헌 의석을 활용해 그를 해임하는 헌법 개정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권 나팔수 공영방송 보도 중단…공영성 회복"

머저르는 언론 개혁 의지도 분명히 내보였다.

그는 이날 공영방송에 출연해 정부 출범 즉시 뉴스 보도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머저르가 공영방송에 초청받은 것은 18개월 만이다. 오르반 총리가 정기적으로 출연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머저르는 공영방송이 오르반 정부의 오랜 집권 기간 동안 정권의 "선전 도구"로 활용돼 왔다고 비판하면서 "독립성과 객관성, 공정성이 보장될 때까지 운영을 멈추고 공영성을 회복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든 원내 정당과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감독하고, 영국 BBC 수준에 부합하는 보도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가 15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터마시 슈요크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는 16년 장기 집권한 빅토르 오르반 정부의 신속한 정권 교체와 정부 개편을 공약했고, 슈요크 대통령에게도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2026.04.16.

◆EU 관계 개선 급물살…지원금 동결 해제 협상 착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유럽연합(EU)과의 관계 회복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르반 정부 시절 법치주의 훼손을 문제 삼아 동결한 300억 유로(약 52조원) 지원금을 해제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다. 집행위는 "대표단이 17일 티서당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라며 "EU 기금 지원 재개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머저르가 우선순위로 해결하겠다고 했던 사항이다. 그는 올해 8월 말 만료되는 약 1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19 회복 지원금도 동결을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4일 머저르와 통화하고 "당면한 우선순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2일(현지 시간) 총선 패배를 인정하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04.13.

◆오르반, 마지막 EU 정상회의 불참

오르반 총리는 5월 머저르 취임 때까지 관리 총리로 있을 예정이지만, 이 기간 중 열리는 EU 정상회의에는 불참할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오르반 총리가 당초 오는 23일~24일 키프로스에서 개최되는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동 위기와 EU의 차기 7개년 예산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다른 국가 정상에게 대리권을 행사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동맹인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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