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밀맥주' 3년 갈등 마침표…"23억 상생기금 출연"(종합)

기사등록 2026/04/16 11:50:47 최종수정 2026/04/16 14:08:24

중기부 "산하 조정위의 조정으로 갈등 해소"

양측 신고·소송 취하…기금 내고 협업 논의

정치권 및 정부, 조정 확산 위해 제도 개선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븐브로이-대한제분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에서 민병덕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 이진성 대한제분(주) 대표이사, 민 위원장,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강삼 세븐브로이맥주(주) 대표이사, 변태섭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2026.04.1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곰표 밀맥주'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수제 맥주 기업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 분쟁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도움을 받아 합의로 마무리됐다. 양사는 제기했던 신고·소송을 취하하고 대한제분은 상생협력기금 23억원을 출연한다. 중기부는 이 같은 조정 우수 사례가 확산할 수 있도록 산하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중재위원회(조정위) 권한 강화와 관련 법 개정에 나선다.

중기부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을 열고 "양사의 분쟁이 조정위의 조정에 따라 완전히 해소됐다"고 밝혔다.

두 회사 사이 갈등은 곰표 밀맥주와 관련한 협업 및 상표권 계약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불거졌다. 곰표 밀맥주는 제조를 맡은 세븐브로이와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이 함께 2020년 5월 선보인 맥주로, 출시 후 6000만캔이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곰표 밀맥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세븐브로이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자, 대한제분은 파트너사를 한울앤제주(옛 제주맥주)로 교체한 후 '곰표밀맥주 시즌2'를 내놨다. 2023년 3월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는 세븐브로이가 곰표 브랜드를 앞세워 상장하는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것이 대한제분의 설명이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내세워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하는 갑질을 했고, 곰표 밀맥주 제조법을 한울앤제주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은 소송과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경영난을 겪던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중기부는 양사 분쟁이 더 길어질 경우 기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조정위를 통한 해결을 추진했다. 세븐브로이가 지난해 9월 22일 조정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그 결과 분쟁 발생 3년, 조정 개시 6개월 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양사는 합의 내용에 따라 제기했던 신고·소송을 거두고 대한제분은 상생협력기금 23억원을 낸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대면 컨설팅을 진행한 후 기금을 세븐브로이의 경영 안정, 기술개발, 판로 개척 등에 사용한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은 주류를 제외한 상표권 사용 협약 등 다양한 협업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븐브로이-대한제분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4.16. kgb@newsis.com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은 "23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은 단순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이 아니"라며 "우리 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신뢰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원정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은 "당사자 모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세븐브로이는 상장 폐지되고 도산하는 아픔이 있었고 대한제분 역시 명성과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며 "오늘의 합의가 두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도약과 혁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사의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송재봉·김남근·이강일 민주당 의원과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술분쟁 조정제도 안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송 의원은 기술 K-디스커버리(한국형 증거수집) 제도 적용 확장을, 김 의원은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 활성화를 강조했다.

지난 1월 중소기업기술 보호 지원에 관한 법률(중소기업 기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서 의원은 "중소기업이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보호받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이사와 이진성 대한제분 대표이사도 조정을 위해 힘써준 정치권과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중기부는 기술 분쟁 시 조정위를 통한 합의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법원의 기술 분쟁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 의사가 있는 경우 조정위로 연계를 돕고, 조정위가 분쟁 관련 자료를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

또 전·현직 판사를 조정위 조정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분야별 조정 위원 수를 보충 및 확대한다. 신속한 조정을 위해 분쟁가액 5000만원 이하의 소액 분쟁은 1인 조정부가 담당하는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시간은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이러한 부분을 중소기업 기술보호법에 담고 기술 탈취를 조정을 통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로 갈등을 중재와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이 같은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한편 조정·중재 활성화를 위해 법원과 적극 협력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