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도축비'까지 담합이라니…공정위, 과징금 1200만원 부과

기사등록 2026/04/16 12:00:00 최종수정 2026/04/16 14:24:26

도축장 운영 수익 악화되자 상호 협의해 도축비 인상

반발 거세지자 '가온축산' 구간별로 200원 인하하기로

그러나 한 달 뒤 '녹색흑염소' 합의 파기…500원 인하

공정위, 담합 적발 후 각 700만원·500만원 부과 결정

[무안=뉴시스] 흑염소 사육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흑염소 도축비를 담합한 전남지역 2개 육류 도축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 받았다.

공정위는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흑염소 도축비를 담합한 '가온축산'과 '녹색흑염소' 등 전남지역 2개 육류 도축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물가 상승으로 시설유지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하고 도축장 운영 수익이 악화되자, 상호 협의해 도축비를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흑염소 도축장과 사육장 간의 거리가 '도축장 사용자'에게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장거리 이동시 품질이 저하되거나 폐사할 우려가 있는 반면, 사육장 인근에서 도축할 경우 운송 거리나 비용을 줄이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사육업자·유통업자는 사육장과 근거리에 있는 도축업자가 도축비를 인상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도축장을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들은 2024년 5월 도체 및 지육량 구간별로 도축비를 1만원 또는 5000원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같은 해 7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체 및 지육량 기준 15㎏ 미만은 도축비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렸다. 15㎏ 이상 45㎏ 미만은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45㎏ 이상에서 60㎏ 미만은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농가·유통업자들이 도축비 인상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공정위 조사에 대한 우려가 생기자, 이들은 각자 도축비를 다르게 받기로 다시 협의했다.

담합 시행 한 달 전 '가온축산'이 합의 금액에서 구간별로 200원씩 인하해 가격을 각자 다르게 받는 것처럼 보이게 했으며, 이를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시행 한 달 뒤 합의는 파기됐다.

각사의 구간별 도축비가 달라졌음에도 이용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녹색흑염소'는 독자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도축비를 500원 인하해 받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담합 실행 여부 뿐만 아니라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온축산에 700만원, 녹색흑염소에 500만원을 각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흑염소 가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도축 서비스 시장에서의 담합 행위를 적발·시정해 사육 농가 및 유통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흑염소 육류의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법 위반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ppkj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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