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기 먹는 하마’ 해결사 될까…AIDC 특별법 제정 막판 변수는

기사등록 2026/04/16 06:00:00 최종수정 2026/04/16 06:20:24

국회 과방위, AIDC 특별법 통과…비수도권 계통영향평가 면제·PPA 특례

글로벌 전력 확보 경쟁…美 다양한 전원 활용·日 발전소-데이터센터 결합

기후부, 'PPA에 LNG 포함 시 전력계통 부담' 우려도…법사위 논의 본격화

[포항=뉴시스] = 포항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2026.03.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목표를 뒷받침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구축 과정의 핵심 병목으로 꼽히는 전력 연결과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 AIDC에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에 특례를 부여해 대상 발전원을 기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천연가스(LNG)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 비수도권 전력 특례·PPA 확대…인허가 절차 신속 처리

AIDC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구축 과정 전반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LNG)를 포함한 전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력 조달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이 핵심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는 수백 메가와트에서 기가와트급 전력을 요구하는 대규모 설비다. 문제는 발전 용량보다도 전력을 실제로 연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송전망 구축, 계통영향평가, 각종 인허가 절차가 겹치며 수년이 소요되는 구조다.

법안은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특례를 주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역으로 분산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부지 확보와 용수 공급, 건축 인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체계도 마련했다.

또 비수도권 AIDC에 한해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기를 거래할 수 있도록 PPA 범위를 확대했다. 거래 대상은 기존 재생에너지에서 LNG도 포함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방위는 시행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기존에는 법 통과 후 1년에서 9개월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 글로벌은 이미 ‘전력 속도전’…LNG·원전 등 다양한 전원 활용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주요국과 기업들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가 약 1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대규모 전력 확보에 나섰고,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 역시 수백 메가와트급 설비를 단기간에 구축한 뒤 기가와트급으로 확장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전력 확보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오픈AI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천연가스(LNG) 발전 설비를 병행 구축하고 있으며, 메타는 데이터센터 인근에 가스 발전소를 짓는 방식으로 전력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 구글은 수력,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 발전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전원을 조합해 PPA 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본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방식까지 도입하고 있다. 사쿠라인터넷은 LNG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전력을 직접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와트-비트’ 정책을 통해 전력과 데이터 인프라를 동시에 분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5.04.09. kmn@newsis.com

◆ 법사위로 넘어간 쟁점…전력 특례 두고 기후부 vs 과기정통부 입장차

다만 전력 특례를 둘러싼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LNG 발전을 PPA로 묶을 경우 재생에너지 변동 대응을 위한 ‘유연성 자원’이 24시간 고정 가동되는 경직적 전원으로 바뀌면서 전력계통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수도권에 집중된 LNG 발전기와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간 전력 계약이 확대될 경우, 지역 생산·소비 원칙과 맞지 않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참여연대는 이번 법안이 AI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전력·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LNG 발전 기반 전력 공급과 계통영향평가 면제 등이 기후 부담을 키우고 전력계통 위험을 사회에 전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환경 검토와 공적 통제가 약화되고, 지역 수용성 확보나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앞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처 간 이견과 관련해 “AIDC의 핵심은 전력 문제인 만큼 해당 부분은 양보할 수 없다”고 밝히며 전력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과방위는 속도감 있는 법안 처리를 위해 우선 상임위원회 차원에서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남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AI 인프라 경쟁에서 속도 확보가 핵심이라는 점을 들어 조속한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AI 인프라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비용보다 속도이며, 전력 공급과 제도 마련 속도가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또한 "법사위로 (법안을) 넘긴 뒤에도 시간이 있으니 그 사이 기후부와 과기정통부간 간 추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