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원장도 고발…업무상과실치사 혐의
2021년부터 4년간 입원환자 중 5명 사망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발달장애 환자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울산 반구대병원의 병원장과 행정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브리핑실에서 '보호의무 소홀로 인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폭행 사망 등 직권조사' 브리핑을 열고 "(반구대병원) 입원환자 폭행 사망 등 인권침해 사안을 직권조사하고 전날(13일) 병원장과 행정원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합동조사팀이 반구대병원에 대해 2024년 11월 방문조사하고 직권조사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검찰 고발을 비롯해 ▲병동의 물리적 환경 개선 ▲입원환자에 대한 격리·강박 ▲입원환자에 대한 면회의 자유를 지난달 31일 의결했다.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구대병원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입원환자 중 5명이 변사신고됐다.
2명은 환자의 폭행으로 사망했고(2022년, 2024년), 2명은 외상성 뇌출혈(2023년) 및 상세불명의 심장정지(2025년)로 사망했다. 1명은 2022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반구대병원 측은 위 사고들에서 사전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예견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2022년 피해자가 폭행당해 사망하기 전 촬영된 6시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11건의 환자 간 폭행을 추가로 발견했다. 또 종사자들이 폭행 예방 및 중지를 위해 개입한 사실이 없는 점도 확인했다.
이밖에 2022년과 2024년 폭행이 발생했던 오후 9시께 병실 및 공용공간에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부재했고, 2024년 사망사건이 발생한 3병동은 야간 시간에 간호사 1인만 근무했던 점도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반구대병원은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 상임위원은 "최근 5년간 변사신고된 환자의 사망이 안전보호 및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피조사병원장과 행정원장의 행위에서 비롯했다"며 "이 사건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환자들이 중증 발달 장애인이고, 인권위가 권고했음에도 병원 측이 폐쇄적 운영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적장애 환자가 2평 규모의 보호실에서 2282시간 55분동안 연속으로 격리된 사실을 언급하며 "피조사병원장에게 격리·강박 최소화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관련 지침 개정 및 실효성 있는 지도·감독체계 마련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상임위원은 "앞으로도 정신의료기관에 수용된 장애인 및 아동 등 입원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달 직권조사를 거부한 병원 관계자 2명에게 역대 최고액인 총 1600만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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