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다툼이 부른 20년지기 살인…60대 징역 13년

기사등록 2026/04/14 11:04:03 최종수정 2026/04/14 13:32:25

1심 부산지법 서부지원 선고

[그래픽]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술값 문제로 갈등을 겪던 오랜 지인을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나원식)는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0대)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9일 오후 부산 북구의 주거지 앞에서 B(50대)씨의 머리를 담벼락에 부딪히게 하고, 넘어진 B씨의 얼굴과 신체에 발길질하는 등 수차례 폭행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최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쌓인 술값이 화근이 됐다.

그동안 둘이 여러 차례 가진 술자리에서 B씨가 줄곧 카드 결제를 해 왔는데 총합만 128만원에 달했다.

B씨는 A씨에게 절반을 갚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형편이 좋지 않으니 40만원만 갚겠다"고 답했고 이내 나누던 대화가 시비가 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B씨의 독촉은 계속됐다. A씨의 자전거 바퀴 바람을 몰래 빼놓거나 A씨의 생일 축하 인사를 하면서도 "생일이고 자시고 돈이나 갚아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 대한 불만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B씨가 자신의 집 현관문 자물쇠에 강력 접착제를 바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격분,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에 대한 구호 조처 없이 현장을 떠났다. 119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는 B씨를 그대로 방치하던 끝에 지인의 권유로 경찰 신고를 하게 됐지만 이 때에도 자신이 당한 피해를 늘어놓으며 분노를 표출하기만 했다.

[부산=뉴시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뉴시스DB) photo@newsis.com

법정에서 A씨 측은 "때린 것은 맞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과거 B씨가 교통사고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을 A씨가 알고 있었던 점, A씨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못하는 B씨에게 폭행을 반복해서 가했던 점, B씨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다고 판단, A씨 측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보상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는 사망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A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지는 않았고 피해자와 갈등을 겪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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