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 진모지구 9월5일 개막 300만 관람객 목표
기후위기 대응·해양미래산업·지역균형발전 해법 모색
교통·숙박·음식 서비스 성공 열쇠…"손님 맞이 총력"
[여수=뉴시스] 구용희 기자 = 오랫동안 육지의 끝, 혹은 바다 위 고립된 공간으로 여겨졌던 섬이 기후위기 대응과 해양미래산업, 지역균형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는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생태와 산업, 문화와 미래를 함께 비추는 전략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 올해 9월 여수에서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섬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그 가치와 가능성을 국제사회에 묻는 상징적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는 9월5일부터 11월4일까지 두 달간 여수 돌산 진모지구를 주행사장으로, 여수박람회장과 금오도·개도 등을 부행사장으로 활용한다. 총사업비는 703억원 규모다. 관람객 300만명 유치와 30개국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왜 지금 '섬'인가
이번 박람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왜 지금 섬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조직위는 섬을 해양개척의 전초기지이자 무한한 해양자원을 품은 공간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해수면 상승과 기상이변, 인구 감소와 생활 인프라 취약성 등 지구적 위기를 가장 먼저 겪는 현장으로 보고 있다.
섬이 지닌 생태·문화·역사·관광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찾겠다는 것이 박람회의 출발점이다.
여수는 이런 구상을 현실화할 최적지로 꼽힌다. 365개의 섬을 가진 해양관광도시라는 상징성에다가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치른 경험, 관광·컨벤션 인프라를 두루 갖춘 점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 진모지구에 펼쳐질 섬의 미래
관람객들이 직접 체감할 박람회의 중심 무대는 돌산 진모지구다.
이 곳에는 주제섬을 포함해 해양생태섬·미래섬·국제교류섬·문화섬·보물섬·섬식당 마켓관·섬어촌문화센터·섬 테마존·아트 포토존 등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된다.
주제섬은 박람회의 랜드마크다. 가로 40m·세로 40m·높이 20m 규모에 미디어파사드를 입힌 상징 구조물로 내부에는 전 세계의 물길이 여수로 모인다는 의미를 담은 4개의 미디어 터널과 메인 디오라마가 조성된다.
해양생태섬은 오염과 회복·치유와 보존의 서사를 통해 섬 생태계의 소중함을 전하고 미래섬은 해상풍력과 조력·스마트팜·해상교량 VR 등 미래 에너지와 첨단기술을 체험형 콘텐츠로 보여준다.
문화섬은 영화·애니메이션·문학·게임 속 섬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보물섬은 놀이와 탐험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여기에 세계의 섬과 한국의 섬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섬 테마존, 박람회장 곳곳에 배치될 조형물과 캐릭터 포토존까지 더해져 보는 전시와 즐기는 전시를 동시에 노린다.
◆ 개도·금오도에서도 체험형 박람회 구현
주행사장 밖 부행사장도 박람회의 중요한 축이다.
개도와 금오도는 섬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기획하고 있다. 개도는 섬어촌문화센터와 캠핑장·트레킹 자원 등을 연계한다. 금오도에는 비렁길과 야영장,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채운다.
공식행사와 공연·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개막·폐막식은 물론 주제공연, 섬공연예술제, 참가국 문화공연, 야간 특별공연이 예정돼 있다. 여수섬 쿠킹쇼와 세계섬 의상체험, 섬 OX 퀴즈, 섬음식 쿠킹클래스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수 펼쳐진다. 섬에 머물고 섬의 문화를 체험하고 섬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장으로 조성하고 있다.
◆ 개막 향해 속도 내는 준비 작업
박람회 랜드마크인 주제섬은 1월 착공해 3월 기초 콘크리트 공사를 마쳤다. 철골과 전기·통신·소방 공사, 내부 전시 연출, 외부 미디어파사드 설치 등을 7월 말까지 마무리한다.
주행사장 시설물 중 랜드마크를 제외한 8개 전시관은 영구시설이 아닌 임시 시설물인 특수 강화텐트(TFS텐트)로 조성한다. 6월까지 설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기반 시설 공사의 공정률은 76% 수준이다. 전기·통신 인프라와 보행 동선, 내부 도로망을 차례로 갖춘 뒤 사전 점검과 함께 8월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개막 직전까지 자원봉사자 교육, 행사 종사자 확보, 안전 대응 체계 정비 등 운영 준비도 병행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 성공 열쇠는 교통·숙박·서비스
박람회 성공 개최의 관건으로 꼽히는 교통과 숙박·음식 서비스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최근 지역 관광 이미지에 타격을 준 불친절과 위생, 바가지요금 논란 해소를 위해 음식·숙박업소 집중 점검, 맞춤형 컨설팅, 시민평가단 운영, 지정업소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정 음식·숙박업소는 211곳이다. 150곳을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박람회 범시민준비위원회를 비롯해 유관기관·단체와 함께 청결·안전·음식·숙박·교통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친절하고 청결한 섬박람회 손님맞이를 위한 대대적인 범시민 실천운동도 펼치고 있다.
관람객 교통 편의를 위해 임시주차장 12곳에 7400여면을 확보하는 한편 셔틀버스 9개 노선을 주중 30대·주말 최대 60대까지 운행하는 등 교통대책도 구체화하고 있다.
박람회 기간에는 주행사장과 섬 지역 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부행사장을 연결하는 해상교통 6개 노선에 대해서는 여객선 반값 운임을 지원할 계획이다.
행사장 주변 환경 정비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 2월부터 폐어구와 폐선박 440척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으며, 어항구역 등에 불법 적치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행정조치와 함께 관련 정비에 나서고 있다. 도서지역 생활폐기물 역시 격주로 수거해 청결한 행사 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섬 1박3식과 섬 힐링 밥상 같은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체류형 관광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박람회의 성공은 화려한 전시관 조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수에 도착한 순간부터 숙박과 음식, 교통과 서비스 전반에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느냐가 최종 평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 박람회 이후 무엇을 남길 것인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전남의 섬과 바다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행사인 동시에 지역이 앞으로 어떤 비전과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나아갈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섬이 안고 있는 문제를 세계와 함께 논의하고 섬의 가치를 관광과 산업, 문화와 환경을 아우르는 미래 의제로 확장해내는 데 성공한다면 이번 박람회는 전남 서남해안을 세계적인 섬·해양도시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정현구 조직위원장 권한대행은 "남은 기간 행사장 조성부터 관람객 유치, 청결·안전 등 손님맞이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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