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처분지 조사 첫 단계 돌입할 듯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일본 국토 최동단 태평양 섬인 미나미토리시마를 관할하는 오가사와라무라(小笠原村)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을 위한 첫 단계 절차인 문헌조사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13일 NHK에 따르면 오가사와라무라 촌장은 이날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정부가 제안한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문헌조사에 대해 "국가가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실시 여부 판단을 정부에 맡기겠다는 뜻으로, 일본 정부는 이를 사실상의 용인으로 보고 조사 실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최종 처분지 후보로 일본 최동단 오가사와라제도의 미나미토리시마를 검토해 지난달 3일 오가사와라무라에 문헌조사를 제안했다.
문헌조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지를 선정할 때 거치는 3단계 조사, 즉 문헌조사·개요조사·정밀조사 가운데 첫 단계다.
현장 굴착이나 시추에 앞서 공개 자료를 토대로 후보지 적합성을 검토하는 절차로, 전체 선정 과정에는 약 2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미나미토리시마 인근에 활단층이 없어 바람직한 과학적 특성이 기대된다는 점과 섬 전체가 국유지라는 점 등을 제안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오가사와라무라는 이날 하하지마(母島)와 지치지마(父島)에서 순차적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정오부터 열린 하하지마 설명회에서 촌장은 미나미토리시마 문헌조사에 대해 "국가가 판단해야 한다"며 실시 여부 판단을 정부에 맡기겠다는 뜻을 공식 표명했다.
문헌 조사는 홋카이도 슷쓰(壽都)와 가모에나이(神惠內)에서 이뤄졌고 사가현 겐카이(玄海町)에서는 진행 중이다. 다만 지방의회 청원 채택 등의 절차 없이 정부가 직접 제안하는 형태로 문헌조사가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된다.
미나미토리시마는 도쿄 도심에서 약 2000㎞ 떨어진 태평양의 외딴섬으로, 민간인은 거주하지 않고 관광 목적 방문도 허용되지 않는다. 해상자위대와 기상청 등 정부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섬 전체가 국유지다.
다만 외딴섬을 활용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은 국제적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과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당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전례가 있는 데다, 미나미토리시마 주변에서는 일본이 희토류 개발도 추진하고 있어 처분장 건설 문제가 국제 여론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 섬은 환경성이 지정한 조수 보호구역 중 하나여서 환경 오염 문제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주변 해역이 여름철 전국 어선이 모이는 참치 어장이라는 점에서 수산업계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