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창고 불 왜 커졌나…"페인트 작업 도중 토치 사용"(종합)

기사등록 2026/04/12 13:49:17 최종수정 2026/04/12 13:56:24

소방관들, 불길 거세 탈출 못하고 유독가스 질식

창고 2층 샌드위치 패널 구조 한 몫…화재에 취약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이현행 기자 = 진화 작업 도중 소방관 2명의 생명을 앗아간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 원인으로 페인트 제거 작업 도중 불을 사용해 번졌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12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에 의해 3시간 만인 오전 11시26분께 꺼졌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업체 관계자인 50대 남성 C씨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C씨는 이번 불의 원인으로 페인트 작업 도중 사용된 토치(점화기)를 언급했다.

C씨는 구조 당시 '에폭시 작업(페인트 제거) 과정에서 토치를 사용하던 중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폭시 작업 과정에서는 손쉽고 빠른 마감을 위해 토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인화성 물질이 가까이 있을 경우 불길이 크게 옮겨 붙을 수 있다.

불행히도 주변은 인화성 물질로 둘러싸여 있었다.

창고 대부분이 화재에 극도로 취약한 쉬운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졌었던 탓에 불길이 겉잡을 수 없이 크고 거세게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강판 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조립식 건축자재로 공장과 창고 등 비주거시설에 널리 사용된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의 내부 단열재로 스티로폼이나 폴리우레탄이 쓰였을 경우 거센 불길과 함께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현장 냉동창고도 벽면과 천장이 우레탄 폼과 패널 마감돼 있어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또 밀폐된 구조 탓에 유증기 배출 또한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들의 경우에도 짙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탈출하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방시설법에 따라 공장·창고는 지하, 무창층 또는 층수가 4층 이상 중 바닥면적 500㎡ 이상에 스프링클러가 설치 의무 대상이지만 화재가 난 공장은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완도경찰은 조만간 화재원인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다. 또 수사 대상과 관할 등에 대해서는 전남경찰청과 함께 협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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