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킬레스건 찔렀다" 멜라니아, 남편 패싱하고 '엡스타인 청문회'' 압박(종합)

기사등록 2026/04/10 09:42:21 최종수정 2026/04/10 10:14:40

"나를 엡스타인과 엮는 거짓말 끝내야" 분노…2002년 '러브' 이메일 의혹 정면 부인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아동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설에 대해 "나와 엡스타인을 연결 짓는 거짓말들을 오늘로 끝내겠다"라며 "이는 중상모략"이라고 부인했다. 2026.04.09.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약점 중 하나인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을 직접 언급하며 자신과 무관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는 공화당에 불리할 수 있는 피해자 청문회 개최까지 요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백악관 블루룸에서 예고 없이 나타나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선 멜라니아 여사는 "나를 수치스러운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결 짓는 거짓말은 오늘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개인들은 윤리적 기준도, 겸손도, 존중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나의 평판을 훼손하려는 비열한 시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엡스타인과 친구였던 적이 전혀 없다"며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이 엡스타인과 같은 사교 모임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엡스타인이나 그의 공범 길레인 맥스웰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2002년 맥스웰에게 '러브(Love)'라고 서명해 보낸 이메일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연락이었고 사소한 응답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멜라니아 여사는 "나는 엡스타인의 피해자가 아니며, 그가 나를 남편에게 소개해준 것도 아니다"라며 "1998년 뉴욕의 한 파티에서 남편을 우연히 만났다"고 설명했다. 엡스타인의 전용기에 탑승했거나 그의 범죄를 목격했다는 의혹 역시 모두 부정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어 미 의회를 향해 "엡스타인 사건 생존자들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공개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녀는 "피해자들이 선서 후 증언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인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이 같은 제안은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즉각 얻어냈다. 하지만 엡스타인 관련 기록 공개 문제로 고심하던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견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매체 MS나우의 재클린 알레마니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의 성명에 대해 사전에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언론의 추가 폭로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실망한 영부인의 독자적인 '저항'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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