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부모 사후 재산과 채무 규모가 불분명할 경우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상속 방식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구의원으로 활동하며 청렴을 강조했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유산과 부채 처리 문제로 고민하는 장남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생전 "주민들의 신뢰가 곧 재산"이라며 청렴을 강조해왔다. 가족 명의의 부동산을 일절 만들지 않았고, 수입 대부분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문제는 사후에 발생했다. 가족들에게 재산 현황을 공유하지 않아 예금 규모나 채무 존재 여부를 가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A씨는 은행을 찾았으나 "상속인 전원이 방문하거나 동의해야 예금 인출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는 "일반 예금의 경우 상속과 동시에 지분에 따라 자동 승계되므로 반드시 전원이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지급을 거절할 경우 법원에 '상속재산 예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다만 정기예금이나 청약저축은 사정이 다르다. 임 변호사는 "이러한 상품은 만기 약정과 해지라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므로 상속인들이 개별적으로 청구할 수 없고 공동으로 청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채무가 재산을 초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정승인' 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제도다. 임 변호사는 "상속인 중 1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차순위 상속인(고인의 형제자매 등)에게 채무가 대물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정승인 결정 이후의 후속 조치도 중요하다. 상속인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통지해야 하며, 불분명한 채권자를 위해 2개월 이상 일간신문에 공고하는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임 변호사는 "공고 누락이 한정승인의 효력 자체를 상실시키지는 않으나,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로부터 개인적인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피상속인의 채무초과 상태가 명백하다면 상속인이 직접 개별 채권자를 상대하기보다, 회생법원에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하여 파산관재인을 통해 공정하게 채무를 정리하는 것이 절차적 측면에서 효율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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