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1달러, 비트코인 결제?"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지침 제시

기사등록 2026/04/09 16:24:32 최종수정 2026/04/09 16:26:25

제재로 인해 추적되거나 압류되는 것 피하기 위한 조치

[호르무즈=AP/뉴시스]지난 1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UAE 해군 함정이 화물선과 유조선 옆에서 순찰하고 있다. 2026.03.13.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이 미국과의 2주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적재 원유 1배럴당 1달러 상당의 가상화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더힐에 따르면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연합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같이 말하며, 선박들은 자국 당국에 화물 내용을 이메일로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세이니는 이메일이 접수되고 이란 측 검토가 끝나면 선박들이 수초 안에 비트코인으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재로 인해 추적되거나 압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다. 그는 이런 절차가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모든 선박이 통과할 수는 있지만 각 선박마다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란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연안에 있는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이번 전쟁 이후 해협은 사실상 폐쇄 상태에 가까웠고, 그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세계 경제 불안을 키웠다. 다만 배럴당 1달러는 원유 가격 전체에서 보면 작은 비중일 수 있어, 이번 조치의 본질은 가격 그 자체보다 이란이 통항 승인권과 속도 조절권을 쥐고 있다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이 휴전 기간에도 통항을 자국 군 통제 아래 두고, 가상화폐나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며 해협 장악력을 제도화하려 한다는 점은 앞선 보도에서도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이란 공격 중단 방침을 밝힌 뒤 휴전을 선언했고, 이후 유가는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재국들에 통행료 부과와 함께 하루 통과 선박 수를 12척 안팎으로 제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과 이란이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거두는 합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를 “안보를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해협의 자유 항행 원칙을 사실상 약화시키고, 휴전 이후에도 이란이 새 수익원과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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