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은 일본 보물" 시민들 반대 시위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높은 내각 지지율을 지닌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중의원(하원) 선거 압승을 배경으로 일본 집권 자민당이 국회에서의 헌법 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9일 산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의원 헌법심사회가 이번 국회 회기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자민당과 제1야당 중도개혁연합,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팀미래, 공산당 등 7개 당이 참여했다.
헌법심사회 여당 수석 간사인 자민당 소속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중의원 의원은 자민당 헌법 개정안 4개 항목을 제시하고, 논점이 정리된 사안부터 차례대로 개정 조문 초안 검토 작업에 들어가고 싶다고 제안했다.
자민당의 헌법 개정안 4개 항목은 ▲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조항 창설 ▲참의원 선거 합구(合區) 해소 ▲교육 환경 충실 등이다.
신도 의원은 “선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임기 연장에 관해 조문안을 정리할 단계에 들어섰다”며 긴급사태 조항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도개혁연합의 구니시게 도루(国重徹) 의원은 헌법 개정 자체를 목표로 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겠다면서, 개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월 시정방침 연설에서 당파를 초월한 개헌 논의 가속, 국회 발의 실현에 기대를 표명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는 개헌 초안을 작성하는 '조문기초위원회' 설치를 연립정권합의에 포함시켰다.
자민당 등 개헌 세력은 긴급 유사시 국회의원 임기 연장에 관한 목소리를 내왔으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헌법 9조 자위대 명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하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태평양 전쟁 등을 일으켰던 일본의 패전 후 전쟁·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전력 불보유 등은 일본 자위대의 존재가 위헌이라는 논란을 낳았기 때문에, 자민당 등은 개헌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자민당은 헌법 9조1항 전쟁 포기, 2항 전력 불보유를 그대로 남겨둔 채 '9조의2' 항목을 신설해 추가하겠다는 개헌 조문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정리한 바 있다. 9조의2에 "(9조 규정은) 필요한 자위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기하겠다는 생각이다.
자민당은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안 발의를 위한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했다. 다만 참의원(상원)에서는 유신회와 합쳐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개헌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지 공영 NHK에 따르면 개헌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은 8일 밤 도쿄 국회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며 헌법 9조 유지 등을 요구했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는 약 3만 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헌법 9조를 지키자"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국회를 향해 "개헌 반대", "평화 헌법은 일본의 보물이다" 등을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러한 개헌 반대 시위는 도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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