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소송·고발…대구 중구의회 4년째 '추락하는 권위'

기사등록 2026/04/09 09:44:35

불법 수의계약·허위공문서·주소지 이전 등 비위 백태

현직 의원 7명 중 3명 제명·직 상실…시민사회 "존재 기반 스스로 무너뜨려"

2022년 예산 갈등 시작으로 내홍 지속…윤리특위만 7회 소집 '불명예'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지역 민심을 대변해야 할 대구 중구의회가 의원들의 연이은 비위와 고소·고발전으로 4년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임기 중 여러 의원이 제명되거나 직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반복되면서 의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명' 또 '제명'…허위공문서부터 불법 수의계약까지

9일 대구 중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전날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김동현(2건)·김오성(1건) 구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했다.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두 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30일과 공개 사과'가 결정됐으며, 별건의 징계안이 추가된 김동현 의원은 최종 '제명' 처리됐다.

이들은 2023년 동료 의원의 징계요구서를 작성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중구의회의 '제명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에는 아들 명의를 빌려 중구청과 불법 수의계약을 맺은 배태숙 전 의장이 제명됐다.

배 전 의원은 2022년부터 2023년 3월까지 담당 공무원을 속여 중구청, 도심재생문화재단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사한 내용의 위계공무집행방해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권경숙 의원 역시 가족 업체로 1000여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 제명됐으나, 법원에 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해 현재 직을 유지 중이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 중구의회가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6.04.09.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소지 이전으로 퇴직, 모조품 판매 의혹까지…구설의 연속

비상식적인 사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사례도 있었다. 이경숙 전 의원은 2023년 의회 징계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 통지서 송달 과정에서 주소지를 중구가 아닌 남구로 옮긴 사실이 들통나 퇴직 처리됐다.

사건은 이 전 의원이 김효린 의원과 함께 중구청 산하 도심재생문화재단과 성내3동행정복지센터의 회계서류 등을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가져가며 시작됐다. 구의회는 개인 서류 반출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으로 문제 삼고 이 전 구의원에게 30일 정직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김효린 부의장은 갖은 송사에 휘말렸다. 비공개회의 SNS 생중계와 보조금 부정 수급 환수 처분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데 이어, 모조품 판매 의혹으로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집행부와의 예산 갈등이 부른 '나비효과'…멈추지 않는 윤리위 가동

중구의회의 파행은 지난 2022년 12월, 구청의 핵심 공약 예산을 대거 삭감하며 시작된 집행부와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예산 심사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의원들 사이의 편 가르기와 법적 대응으로 번져 4년째 의회를 마비시키고 있다.

실제로 제9대 중구의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윤리특별위원회는 총 7차례나 소집됐다. 기초의회에서 이처럼 빈번하게 윤리위가 열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의회가 정책 생산보다 내부 징계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안 그래도 기초의회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들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스스로 존재 기반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철저한 반성과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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