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뺑뺑이, 쌍둥이 사망·뇌손상…"의료 안전망 파산"

기사등록 2026/04/08 14:55:10 최종수정 2026/04/08 15:02:26

영아 사망률 전국 최고 불명예…시·정부 강력 규탄

28주차 쌍둥이 임신부, 대구 병원 7곳서 수용거부

[대구=뉴시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대구에서 발생한 '쌍둥이 임신부 이송 지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가 대구시 응급의료 거버넌스의 총체적 붕괴를 지적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복지연합)은 8일 성명에서 "21세기 대한민국 대도시 대구에서 임신부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자차로 경기도까지 가야 했던 현실은 대구 의료 안전망의 파산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복지연합은 "대구시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145개 등을 운영 중이라고 홍보해 왔지만 정작 위급 상황에서는 '병상 부족' '전문의 부재'라는 도돌이표 해명만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상과 장비가 있어도 진료할 의사가 없고 시스템이 멈춰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의료 공백"이라며 "직권 이송 대상이 아니었다거나 배후 진료 인프라가 미비했다는 해명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의 응급의료 체계가 과거 사례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0년 소아장중첩증 사건 이후 수차례 개선을 약속했지만 대구는 여전히 영아사망률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며 "소방의 이송 체계와 병원의 수용 체계가 따로 노는 현실은 대구시 응급의료 거버넌스의 파산지경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이번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에 세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 ▲즉각 가동 가능한 '필수의료 인력 확보'와 실질적인 '배후진료 협진 체계' 구축 ▲응급의료 현황 및 위험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대구시가 직접 책임지는 특단 대책 발표 등이다.

복지연합 관계자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권한이 없다', '의사가 없다'는 식의 핑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대구시는 이번 사태가 직무 유기임을 명심하고 실질적인 현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일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28주 차 쌍둥이 임신부가 대구 시내 대학병원 7곳으로부터 수용 거부를 당해 4시간 가량 도로 위를 헤매다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일이 발생했다. 아이 한 명은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손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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