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 급등에 패키징 비용 압박 확대
친환경 대체재 화두…당장 전환에는 '글쎄'
[서울=뉴시스]오제일 권민지 기자 = 중동발 전쟁 여파로 원재료 공급 부담이 확대되면서 패션·뷰티 업계가 비용 압박 등 다양한 고민을 떠안았다. 당장 2주간 휴전이 선언됐지만, 긴장감을 공유했던 업계에서는 대체재에도 시선을 두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생산 차질 등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나프타 수요의 절반 가까운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쟁 발발 전인 2월 말과 비교해 최근 7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나프타를 기초로 한 합성수지(PE·PP·PET)가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 패키징 전반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인 만큼, 패션·뷰티 업체들도 불안한 정세가 몰고온 먹구름의 영향권에 들었다. 특히 상품 가격에서 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뷰티 업계는 나프타 수급 차질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2주 휴전 기간 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정전 전까지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번 사태가 일시적 변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그간 환경적인 측면에서 강조됐던 '탈플라스틱'이 최근 국면에서 다시 강조되며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대체재는 이미 다수 마련된 상태다.
한국콜마는 지난 2020년부터 종이튜브, 종이스틱, 종이파우치 등 친환경 용기들을 상용화했고, 지난해 4월에는 '원핸드펌프 페이퍼팩'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종이팩에 펌프를 접목한 업계 최초의 친환경 용기로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구성했다고 한다.
코스맥스도 이미 해외 환경 규제 등을 고려해 친환경 용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과 함께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적용 화장품 용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탈플라스틱 움직임은 진작부터 있었다.
LF의 경우 2021년 업계 최초로 카톤랩 기반의 종이 박스 포장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헤지스 역시 2024년 쇼핑백, 선물상자, 제품 택 등 주요 포장재를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목재 소재로 전환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친환경 용기 등을 개발해 왔는데, 이번 사태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위기감을 공유했던 업계가 탈플라스틱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사회 단체도 탈플라스틱을 향한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용 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 업체들의 경우 대체재를 찾을 여유도 없을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재발될 수 있는 만큼, 대안이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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