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속 차량 규제 첫날
공공기관 한산…공영주차장 적용 기준은 '혼선'
"내일은 일 못 해"…생계형 차량 기준 불만도
이날부터 공공기관 임직원 차량은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 홀수일에는 홀수 차량이,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이 운행하는 2부제가 적용된다. 8일인 이날은 짝수 차량만 공공기관 출입이 가능했다.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부설주차장에서는 2부제 시행 효과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차장 입구에는 승용차 2부제 시행을 알리는 노란색 입간판이 세워졌으며 근무자들이 진입 차량을 세워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번호판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들을 돌려보냈다. 내부 주차 공간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시청 부설 주차장 근무자는 "직원들은 이미 지침을 숙지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기준에 맞지 않는 민원인 차량은 정중히 돌려보내고 있다. 차가 많이 줄은 것이 체감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5부제를 적용받는 민원인 차량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 근무자는 "(민원인인지 직원인지) 그냥 물어본다. 거짓말하면 어쩔 수 없다"면서 "민원이 급한데 5부제라 들어가지 못하는 민원인의 경우 주변에 불법주차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날 공영주차장에는 차량 번호판 끝자리 숫자에 따라 요일별로 출입을 제한하는 차량 5부제가 함께 시행됐다. 오전 8시 5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복개도로 제2지역 공영주차장 곳곳에는 '서초구 차량 5부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나 제도를 숙지하지 못한 차량의 혼선이 이어졌다.
끝번호 3인 한 차량은 주차장에 진입하려다 5부제를 확인하고 곧바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일부 차량은 관리인이 출근하기 전인 시간에 이미 주차를 마친 상태였다.
주차장 관계자는 "5부제를 몰랐던 이용자도 있었고, 안내와 권고를 하는 수준"이라며 "강제로 통제하기보다는 안내문 등을 통해 협조를 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공영주차장의 경우 시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곳의 경우 적용이 제외돼 일관성 문제가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중구의 노상 공영주차장은 전통시장 인근으로 시장 이용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 분류돼 적용이 제외됐다.
그러나 해당 주차장을 담당하는 관리원은 5부제 시행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른다. 어제나 오늘 아침에 관련 내용에 대해 전달 받은 사항이 없다"며 "평소대로 출근했을 뿐"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시청에서 만난 한 택배기사는 "생계형 차량이라 제한을 받지 않지만, 에너지 절약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최모(50)씨도 "출퇴근 시간 정체가 줄어들어 운행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제도 시행을 적극 환영했다.
반면 도봉구 도봉동에 30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필요한 정책이지만 주택 밀집 지역은 주차 공간이 부족해 적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구에서 만난 금융권 직장인도 "회사가 사기업인데 지난 주부터 차량 5부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번호판이 7로 끝나 화요일마다 렌트하고 있다. 차량 이용할 일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생계형 차량과 예외 기준을 둘러싼 혼선도 있었다. 생계형 차량 등 출입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공공기관 2부제 적용 등에서 제외된다.
택배기사 등은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설비 기사 등 일부는 적용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는 모습이었다. 또 5부제 제외 차량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증빙과 기관의 판단을 거쳐 비표를 발급받아야 해 사실상 적용받기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에어컨 설치 기사인 김두희(40)씨는 "트럭 번호판 뒷자리가 9여서 내일은 시청에 주차할 수 없다고 전해들었다. 설치 기구들이 무거워 대중교통을 탈 수 없어 고민"이라면서 "내일은 일을 못할 것 같다. 화물차나 대형차는 허용하는 등 기준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방과후강사 조합원들은 지난 7일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서 방과후 강사의 수업활동 보장하라는 취지의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2부제를 일괄 적용하게 되면 방과후강사들의 수업진행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업진행 자체가 어렵거나 수업물품을 반입을 위해 물품운송 차량을 비용을 지불하고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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