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울림 50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 32번째 싱글 '컵' 발매
8일 오후 12시 산울림 50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32번째 싱글인 '컵(Cup)'이 공개된다. 이번 곡은 김창훈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가창까지 도맡아 완성한 신곡이다.
'컵'은 그간 하드 록의 파괴적인 염세와 동요적 순수함이라는 양극단의 세계관을 지탱해온 김창훈의 음악적 외연이 '비움'의 철학으로 수렴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나의 행복은 / 나를 비워 / 그대를 채우는 것이네"라는 노랫말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소유가 아닌 내어줌의 미학으로 치환하며, 노래로 쓴 한 편의 서정시를 완성한다.
음악적으로는 담백한 모던 록의 형식을 취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힘 빼고 부르는 아련한 김창훈의 보컬은 그런 정서를 적확하게 스케치해 나간다. 공간을 내어주고 여백을 펼쳐내는 아이디얼스의 편곡도 적정량"이라고 짚었다.
곡 후반부를 장식하는 함성훈, 남문석의 유려한 전기기타 솔로는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러브송에 1980~90년대 파워 발라드의 향취와 감칠맛을 더하는 결정적 장치다.
이번 싱글은 김창훈이 직접 그린 회화 'Cup, 2026'(Acrylic on Linen)을 재킷 커버로 사용해 시각적 상징성을 더했다. 이는 절박한 심경을 단음절로 뱉어냈던 전작 '손', '숨'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중용의 미덕을 통해 화자의 마음을 평온한 곳으로 흘려보내는 작업의 일환이다.
2023년 9월부터 시작된 '산울림 50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의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 재조명하는 대기획이다.
최근 가요계의 리메이크 열풍이 상업적 매끄러움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김창훈이 직접 발로 뛰며 산울림의 독창적인 코바늘로 동시대의 감각을 꿰어내는 '품격 있는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창훈의 '컵' 이후에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산울림의 음악적 패치워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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