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적 압박 위한 민간 공격, 과거에도 목표 달성 실패"

기사등록 2026/04/08 10:24:02

러시아·이스라엘·미국 모두 과거 실패 사례 존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0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신이 정한 협상 시한 직전 이란과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시설을 공격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례들이 주목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즉각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교량과 발전소 등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최근 사례로 들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4년간 지속적인 폭격을 감행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으로 올해 최악의 겨울 정전이 발생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굴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전쟁 당시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지예 발전소를 폭격했다. 고속도로 교량도 공습했다. 당시 폭격으로 저장탱크가 파손돼 1만5000t 규모 기름이 동지중해로 유출됐다. 이는 동지중해 해역 사상 최대 규모 유출 사고였다.

가디언은 당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휴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미봉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승리 선언에도 살아남았고 신속하게 재무장해 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가디언은 1965년부터 1968년까지 이어진 미국의 북베트남에 대한 '롤링 썬더' 작전도 표적의 범위는 훨씬 제한적이었지만 북베트남이 남측에 대한 개입을 철회하도록 설득하는 데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국방장관은 1967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북베트남과 그 국민들을 완전히 멸절시키는 수준이 아니라면, 어떤 폭격 캠페인도 호찌민 정권을 굴복시킬 것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다"고 보고했다.

가디언은 이란 민간 기반시설 파괴를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태도를 변화한 것은 그간 이란이 항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 세계 에너지 공급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호주 장성 출신 현대전 이론가인 믹 라이언 최근 '인터프리터' 기고에서 "미국의 강압에 대한 저항을 중심으로 정치적 정체성을 구축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이란 정부에 가장 강력한 전쟁 선전 도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이란·시아파 연구원도 소셜미디어 엑스에 "압박만으로 테헤란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가정은 전략이 아니라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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