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전소·교량 파괴" 재차 경고…'전쟁범죄' 논란 확산

기사등록 2026/04/07 16:31:48 최종수정 2026/04/07 17:42:24

민간 인프라 겨냥 발언에 "국제법 위반 소지" 지적

비례성·민간 피해 최소화 여부가 판단 핵심 쟁점

유엔·민주 "전쟁범죄" vs 공화 "협상용 압박" 반박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4.07.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기반시설을 재차 겨냥하며 군사적 파괴를 경고하자, 국제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전쟁범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교량을 포함한 핵심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는 전쟁범죄 우려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AP에 따르면 국제인도법상 발전소와 교량은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경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민간인 피해가 과도할 경우 공격은 금지된다. 이에 따라 ▲군사적 필요성 ▲비례성 ▲민간인 피해 최소화 여부가 이번 사안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꼽힌다.

유엔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민간 기반시설은 원칙적으로 보호 대상이며, 설령 군사적 목표로 간주되더라도 과도한 민간 피해가 예상될 경우 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사법 전문가들도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미 공군 법무감 출신인 레이첼 밴랜딩햄 사우스웨스턴 로스쿨 교수는 AP에 전력망 파괴가 병원과 정수시설 등 필수 인프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전소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은 민간인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레딩대 교수이자 미 해군 전쟁대학 명예교수인 마이클 슈미트 역시 "이 같은 발언은 명백히 불법 행위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군사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변전소나 송전선 등 제한적 타격 대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공화당의 조니 에른스트 상원의원은 해당 발언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이라며 전쟁범죄 위협이라는 해석을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렌 의원은 "민간 인프라를 그러한 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교과서적인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전략적 파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위협 자체가 이란 내 반미 정서를 자극하고, 분쟁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