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연다" 협박·괴롭힘의 비극…장수농협 임원 벌금형

기사등록 2026/04/07 11:25:52 최종수정 2026/04/07 12:54:23
[서울=뉴시스]

[남원=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북 장수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30대 직원이 숨진 사건에 대해 장수농협 임원 3명과 공인노무사 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1단독(판사 강대현)은 7일 협박 혐의로 기소된 장수농협 임원 A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임원 두 명에게는 각각 벌금 1000만원 및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무사 B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피해자에게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는 식의 협박 발언을 한 것이 없고, 설령 이런 발언을 했더라도 이는 업무상 주의를 주는 발언이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피고인 및 관계자 수사기관 진술과 생전 피해자의 진술서를 보면 이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직원들도 A씨가 실제로 피해자에게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증언했고, 과거 다른 업체 재직 당시 직원도 자주 비슷한 말을 했다고 언급하는 만큼 주변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며 "발언이 협박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단순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발언이라 보기 어려운 만큼 유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고위 임원 2명에 대해선 "임원 한 명은 피해자에게 전례가 없는 서면 형태의 명령을 내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가했다"며 "다른 임원도 초과근무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노동자 고충 처리 위원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내용을 A씨에 흘린 노무사 B씨를 두곤 "A씨와 과거 관계가 있던 만큼 조사 업무 공정성에 문제가 있음에도 B씨는 결과보고서를 위원회 이전 A씨에게 흘려 비밀엄수 의무를 어겼다"며 "다만 수사 초기부터 잘못을 반성하고 공인노무사 등록 취소 징계를 받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소속 직원 사이 갈등을 중재할 책임이 있지만 오히려 피해자를 협박했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협박을 실제로 실현하려는 것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 모든 피고인들의 형사처벌 전력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피해자 C(당시 33)씨를 상대로 "이러는 행동은 내 명령을 불복종 하는 것이다. 계속 명령을 어기면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의 경우 A씨 등 일부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가 들어오자 조사를 진행하던 중 직장 내 괴롭힘 결과보고서를 A씨에게 미리 흘린 혐의로 기소됐다.

직장에서 수차례 폭언 등으로 괴롭힘을 당한 C씨는 끝내 지난 2023년 1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장수농협은 B씨의 비밀 누설 등으로 편향 조사가 이뤄지며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다는 결과를 내놓았지만, 노동당국의 특별근로감독 등으로 인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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